(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외국계 증권사들이 올해에도 예년과 다름없이 한국에서 번 돈 대부분을 본사로 송금하기로 했다. 한국시장에 재투자하거나 내부유보금으로 쌓기보다 배당금 명목으로 돈을 빼가는 데만 여념이 없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증권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연말 결산배당금으로 140억원을 본점에 송금하기로 했다.

배당금 지급은 오는 5월 초에 이뤄질 예정이다.

모건스탠리의 지난해 연말 당기순이익은 약 366억원으로, 수익의 절반 가까이를 본점에 배당금으로 보내는 것이다.

도이치증권도 전일 주주총회를 열고 기말배당금으로 보통주 한 주당 534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22억2천억원이다. 이는 도이치증권이 지난 1년 동안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약 24억4천800만원)의 90% 이상에 해당한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연말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한 주당 4천5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450억원으로, 배당금은 오는 4월 말에 지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의 당기순이익이 526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찬가지로 수익 대부분을 본사로 송금하는 것이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한국에서 번 수익의 대부분을 본점에 배당금으로 보내는 것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

국내 증권사들의 배당성향은 외국계 증권사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이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매년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 대부분을 해외로 보내는 것에 대해 투자수익을 회수하기 바빠 한국시장 재투자에 너무 인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들은 국내에 지점 형태로 있는 경우가 많아 번 돈 대부분을 본사로 송금하는 구조"라며 "한국에서 번 돈이니 국내에 다시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있지만, 외국계 증권사의 본사 입장에서는 투자했으면 돌려받길 원하는 게 당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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