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당국이 유니콘기업 중 당국의 기업공개(IPO) 지원 대상에 포함될 시범 기업의 기준을 마련해 공개했다.

31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IPO 우선권을 갖게 될 유니콘(신생 기업) 시범 기업을 구체적으로 공시했다.

통상 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신생 기업을 가리키는 유니콘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빠른 성장세가 기대되는 기업을 말한다.

최근 중국 당국이 이러한 유니콘 기업 중 IPO의 우선 심사 대상에 포함될 시범 기업의 기준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 기업은 지난 몇 년간 기업 매출이 최소 30억 위안 이상으로 기업 가치가 200억 위안을 웃돌거나 혹은 수입이 빠르게 증가하는 기업이어야 한다. 단 이들 기업은 세계적인 기술이나 연구 역량을 갖추고 경쟁 구도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어야 한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에 가까운 소식통에 따르면 은행들이 이러한 유니콘 기업들이 빠르게 IPO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기업들에 관련 서류를 제출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유니콘 시범 기업에 선정될 경우 이들은 다른 기업보다 더 빠르게 IPO 승인 심사를 통과할 수 있게 된다.

소식통은 "전통적인 제조업에 있는 기업이라면 현재 600개 이상의 대기자 줄에 서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전략 기술 분야에 있는 기업이면 줄을 뛰어넘어 한 달 내에 거래소에 입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춘제 이후 중국 몇몇 대형 은행들은 이러한 기업들의 IPO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베이징, 선전, 상하이, 항저우 등에 특별 부서를 설립했다.

당국의 유니콘 기업 IPO 활성화로 이들 기업의 자금 조달이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방침이 기업의 혁신을 지속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이 자본통제를 지속하는 한 여전히 조달한 자금을 해외 시장에 투자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일각에서는 해외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역내 상장이 허용된 데다 유니콘 기업들의 IPO마저 가속화될 경우 주식 시장에 물량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UBS 증권의 가오 팅 중국 증권 담당 헤드는 과도한 자금 모집 활동이 시장을 침체로 이끌고 투자 심리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일례로 중국예탁증서(CDR)로 중국 4대 IT기업이 기존 주식의 5%만 추가 발행해도 3천730억 위안이 A주 유통 시장에서 흡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질의 성장 기업에 역내 투자자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 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가 확대되고, 이는 고평가된 창업판 상장 종목의 매도세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창업판은 2009년 선전 증시에 신생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시장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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