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2018년 1분기 부채자본시장(DCM) 외화표시채권(KP물) 주관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곳은 작년 1분기와 마찬가지로 HSBC였다.

HSBC는 작년 3분기 12위, 4분기 8위에 머무르며 휘청거렸지만, 올해 들어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다만 1분기 HSBC의 주관총액은 1조원 수준에 그쳐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약 6천억원 급감했다.

지난해 초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에 저금리로 채권을 발행하려는 수요가 컸지만, 이제는 조달비용이 비싸진 만큼 발행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인포맥스가 2일 발표한 '2018년 1분기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의 KP물 주관 순위(화면번호 4431번)에 따르면 HSBC는 올해 첫 3개월 동안 9억8천100만달러(약 1조413억원)의 발행 주관액과 13.19%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작년 1분기의 위상을 회복했다.

HSBC는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린 22개 주관사 중 유일하게 10건이 넘는 주관 횟수를 기록했다. 한국남부발전, 현대캐피탈 등 KP물 시장의 큰손들이 발행하는 글로벌본드를 주관한 것이 주효했다.

2016년 종합 1위였던 HSBC는 작년 하반기 들어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이었지만 결국 이름값을 했다. 다만 주관 총액은 작년 1분기의 15억4천460만달러에서 5억6천360만달러 줄었다.

HSBC의 뒤를 이어 지난해 1분기 2위였던 씨티가 이번에도 8억달러 후반대의 주관 총액으로 같은 자리를 유지했다.

지난해 1분기 3위를 차지하며 3강 체제를 구축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는 주관 총액이 3억3천350만달러에 불과해 10위까지 밀려났다. 이는 지난해 1분기 BAML의 주관 총액이 8억5천320만달러에 비해 급감한 수준이다.

반대로 UBS는 작년 1분기 17위(1억9천330만달러)였지만 올해에는 주관 총액이 8억4천430만달러까지 증가하며 3위를 차지했다.

BNP파리바도 주관 총액이 4억6천400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 26위(3천420만달러)에서 7위로 뛰어올랐고 소시에테제네랄도 주관 총액이 2억9천140만달러에서 6억470만달러로 급증하며 14위에서 5위까지 도약했다.

이들 3개 회사는 한국남부발전이나 현대캐피탈 등의 글로벌본드 발행에 참여하면서 주관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었다. BAML은 1분기에 발행된 주요 글로벌본드 가운데 어떤 것도 주관하지 못했다.

지난해 1분기와 뚜렷하게 차이 나는 부분은 총 발행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에 발행된 KP물의 주관 총액은 74억3천610만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1분기의 주관 총액 104억2천910만달러보다 30억달러나 모자라는 금액이다.

리그테이블 상위 기관 중 작년 1분기보다 주관 총액이 증가한 곳은 작년보다 순위가 급등한 UBS와 소시에테제네랄, BNP파리바 정도다.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만큼 올해 나머지 기간 KP물 발행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리나라 금융기관 중 가장 순위가 높은 곳은 산업은행(KDB)으로 주관 총액은 1억6천66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또한 주관 액수가 작년 1분기의 절반 수준이었다.

산은을 제외하면 신한금융투자가 22위로 겨우 턱걸이했다.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지난해 주관 기록이 있던 기관들은 모두 1분기 리그테이블에서 사라졌다.

이번 조사는 국내에서 성사된 거래를 토대로 진행됐으며 국내 기관의 해외 자회사가 주관한 거래는 제외됐다. 또 공모와 사모 모두 포함됐고, 거래 규모에 하한선을 두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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