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올해 1분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은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방한(訪韓) 단체관광 규제를 지속하고 있는 탓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구매제한 정책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후' 등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덕분이다.

2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3개월간 증권사 16곳이 제시한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아모레퍼시픽은 올 1분기 매출액 1조4천808억원, 영업이익 2천427억원, 당기순이익 1천79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2%, 23.39%, 19.82% 감소한 결과다.

이는 중국 정부가 방한 단체관광 규제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3월 중순부터 한국행 여행상품 판매를 금지했다. 이에 따라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급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면세채널 비중이 큰 탓이다. 이런 영향이 올 1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이 면세점 구매제한 정책을 강화한 점도 올 1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작년 9월부터 국내 면세점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수량을 기존보다 최대 75% 축소했다. 화장품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중국 보따리상은 국내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중국 유통업자에게 팔아 이익을 챙긴다. 이렇게 불법으로 유통된 화장품은 정식으로 판매된 화장품 가치를 떨어뜨린다.

강수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수량제한은 역효과를 야기하고 있다"며 "과도한 관리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줄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지난달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모레퍼시픽 제품이 중금속 '안티몬' 허용기준을 초과했다고 발표한 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제품은 아리따움 풀 커버 스틱 컨실러 1호 라이트베이지, 아리따움 풀 커버 스틱 컨실러 2호 내추럴 베이지 등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20일 해당 제품의 교환·환불 처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올 1분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강수민 연구원은 "이번 일로 아모레퍼시픽 제품 신뢰도가 떨어지고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LG생활건강은 작년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3개월간 증권사 18곳이 제시한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LG생활건강은 매출액 1조6천981억원, 영업이익 2천749억원, 당기순이익 1천9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8%, 5.73%, 9.47% 증가한 수준이다.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가 회사 성장을 이끌 것으로 분석된다.

정시훈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현지에서 LG생활건강 럭셔리 화장품 '후'의 매출 성장률은 2016년 56%, 지난해 63%였다"며 "올해도 매장 수가 증가함에 따라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고성장과 경쟁력 강화로 올해 중국 현지매출은 전년 대비 28.7%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사드 후폭풍으로 아모레퍼시픽은 고전하고 LG생활건강은 선방했다"며 "올 1분기에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비슷한 환경 속에서 LG생활건강은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를 강화해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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