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황윤정 기자 = 파생상품 시장 침체로 전담 애널리스트의 입지가 예전 같지 않다.

이미 일부 증권사에서는 파생상품 전문 애널리스트가 해외 기업이나 다른 구조화 증권 분석 리포트를 내는 일이 빈번해졌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일 고유자산(PI) 운용 본부장으로 적을 옮기게 됐다.

지 센터장은 여의도에 남은 몇 안 되는 차티스트(chartist), 기술적 분석가이자 파생상품 애널리스트다.

그는 1999년 서울증권에 근무할 때부터 기술적 분석이라는 영역을 접하게 됐다. 애널리스트 중에서는 최초로 기술적 분석을 시작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동시에 지난 20여 년간 기술적 분석과 파생상품을 넘나들며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다. 올해 상반기 베스트애널리스트 폴(Poll)에서도 다른 파생 전문 애널리스트들을 제치고 10위권 안에 들기도 했다.

유안타투자증권도 최근 파생상품 애널리스트를 잃었다.

유안타증권에서 파생상품을 담당하던 이중호 연구원은 이달부터 KB증권으로 적을 옮겼다. 유안타증권은 아직 후임자를 정하지 않았다.

KB증권에서 파생상품을 담당했던 공원배 애널리스트는 이중호 연구원의 영입으로 향후 WM리서치에 집중하게 된다.

신한금융투자의 파생상품 애널리스트 자리도 조만간 공석이 된다.

최동환 신금투 연구원은 최근 개인적인 사유로 부서 이동을 하게 됐다. 후임으로 누가 올지는 미정이다.

이처럼 업계에서 파생상품 애널리스트가 박대당하는 이유는 관련 리서치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연계워런트(ELW) 규제가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것이 파생상품 시장 위축의 출발이었다. 최근 우정사업본부가 차익거래를 재개하기는 했으나 그것만으로 파생상품 애널리스트들이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이렇다보니 파생상품 애널리스트가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해 해외 리서치, 시황 연구까지 하는 일도 빈번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에서는 파생상품 애널리스트에게 생전 해보지도 않은 해외 기업 분석까지 시키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여러 증권사가 합병하면서 파생상품 애널리스트 자리가 가장 먼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매번 제기되곤 했다"고 전했다.

한 증권사 파생상품 애널리스트는 "주니어가 들어오면 생존 전략으로 순수 파생상품이 아닌 다른 영역도 확보하라고 조언하고 있다"며 "우본 차익거래로 다소 시장 활력이 돌아오긴 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고쳐지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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