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돈육업자와 과수 재배업자들이 중국의 대미 관세 부과 조치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미국산 돼지고기를 포함한 8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과일 등 120개 품목에 대해서는 1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이 수입산 철강에 25%의 관세를, 수입산 알루미늄에 대해서는 1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한 데 따른 보복 대응이다.

보복 대응에도 양국은 물밑 협상을 통해 무역 긴장을 완화시키는 노력을 할 것으로 예상되나 당장 양국 무역전쟁의 1차 목표 대상이 된 농산품과 철강 및 알루미늄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네바다주에서 돼지를 사육하는 농장주 완다 파치는 무역 정책 관련 이슈를 매일 업데이트하면서 그에 따른 잠재적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대중 수출이 줄면 미국 재고가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가격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매우 걱정된다"라며 "농장 자체는 정치적인 이슈가 혼재돼 있지 않더라도 이미 매우 변동성이 큰 시장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미국산 돈육에 대한 과세는 특히 돼지 발이나 꼬리 등 돼지 부산물의 가장 큰 구매자인 중국의 수요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가져올 수 있다는 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배리 카펜터 북미 육류협회 대표는 "이러한 보복성 관세는 열심히 일하는 미국 돼지 포장업자들과 생산업자들에게 집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이번 관세가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작년 회계연도 기준 미국 농산품 수출은 1천405억 달러로, 이중 220억 달러가 중국으로 수출됐다.

중국은 미국 농산품의 최대 수출국이지만, 이번 30억 달러어치의 관세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편이다.

중국 역시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 직접적인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철강 수입에서 중국에서 직접 수입하는 물량은 전체의 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DWS의 조시 페인만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 미국이 취한 조치는 비록 경솔했지만, 거시적으로 경제에 상당한 파급을 미치기에는 매우 작은 규모였다"라며 "설사 일부 불가피한 보복을 촉발하더라도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가기에는 상황이 그에 크게 못 미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개별 업계는 그에 따른 영향에 대비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오렌지를 재배하는 존 글레스는 내년도 오렌지 수확을 위해 비품을 막 구매한 직후에 관세 소식을 들었다며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캘리포니아 체리 재배업자는 수확을 30일 정도 앞두고 이번 소식이 나와 중국 수출길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더 광범위한 무역 문제에서 부수적인 피해를 보는 것"이라며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는 물러설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돈 베이컨(공화당·네바다주) 미 하원 의원도 "이번 관세에 중서부 지역이 가장 취약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대중 관세 부과에서 물러서서는 안 된다고 피력했다.

그는 "중국이 불공정해지고 있으며 자유 무역을 위해서는 공정함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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