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거대 에너지 및 금융 복합기업 중국화신에너지(中國華信能源·CEFC 차이나에너지)의 자금난이 채권발행 불발로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일자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화신에너지의 대표 계열사인 화신상하이국제가 50억 위안 규모의 채권 발행 계획을 중단했다.

이번 소식은 중국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중국청신국제신용평가 화신상하이국제의 신용등급의 차입 사정이 악화한 것을 이유로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나왔다.

화신상하이국제는 올해 말까지 만기도래하는 부채가 101억 위안에 달해 신규 채권 발행마저 중단되면서 차입 사정은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화신상하이국제의 기존 채권 신탁을 맡은 중국증권은 전날 공시를 통해 화신에너지의 또 다른 계열사인 화신상하이금융이 보유한 13억 위안의 자금이 허난성 법원에 의해 동결된 상태라고 밝혔다.

화신상하이국제는 중국 광대은행 지점으로부터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소송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신에너지는 최근 중국 당국의 사정 대상에 놓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이다. 화신에너지 역시 수년 전부터 해외에 있는 맥주업체, 항공사, 축구클럽, 호텔, 부동산 등을 잇달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로 주목을 받아왔다.

예젠밍(葉簡明) 화신에너지 회장은 현재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영권은 박탈된 상태다.

채권 신탁 기관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화신상하이국제는 담보 자산을 이용해 최소 19건의 대출을 냈다. 이 중 7건은 중국개발은행이 대출해준 것이다.

중국개발은행은 지난달 말에 화신상하이국제에 50억 위안을 대출해줬다. 화신상하이국제는 담보로 해남화신국제석유의 지분을 활용했다. 이는 바로 전날 화신상하이국제가 다른 계열사 지분을 이용해 중국개발은행으로부터 50억 위안을 빌린 뒤였다.

중국개발은행은 지난 2일 화신에너지의 부채 문제 논의를 위해 채권단 회의를 소집했다. 여기에서 은행은 그룹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채권단에 추가 소송을 중단하고 그룹에 대출 상환을 요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화신상하이국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회사의 채무는 총 1천280억 위안이다.

화신에너지의 문제는 작년 11월 패트릭 호(何志平) 전 홍콩 민정사무국장(장관급)과 셰이크 가디오 전 세네갈 외무장관이 미국에서 해외부패방지법 위반과 돈세탁 혐의로 체포, 기소되면서 불거졌다.

두 사람은 화신에너지를 대리해 석유 채굴권 등을 확보하기 위해 차드 대통령에게 200만 달러, 우간다 외무장관에게 50만 달러의 뇌물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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