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업황 부진에 빠져 있는 케이블TV 업계의 화두는 '생존'이다. 업계 3위 사업자인 딜라이브가 국내 최초로 문을 연 OTT 전문 매장 역시 유료방송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돌파구다.

더구나 딜라이브는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터라 사업다각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OTT 전문 매장의 성공이 절실한 이유다.

지난 4일 부산 대연동 경성대 앞 번화가에 개장한 딜라이브 플러스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넷플릭스존, 딜라이브 플러스존, 게임존 등 다양한 OTT 체험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TV와 소파, OTT 기기 등으로 구성된 매장은 평범한 가정의 거실을 연상시켰다.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아직은 생소한 OTT 서비스를 직접 보고 경험해볼 수 있다.

한쪽 벽면은 세계 최대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소개하는 판넬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부터 '기묘한 이야기', '더 크라운', '나르코스' 등 미드 마니아라면 누구나 알 만한 대표작이 눈에 띄었다.





<전용주 대표, 아이돌그룹 펜타곤의 후이, 배우 조보아 순 (※딜라이브 제공)>

OTT란 통신·방송사업자 또는 제3의 사업자가 인터넷을 통해 드라마나 영화 등을 제공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말한다.

딜라이브는 지난 2016년 7월 딜라이브 플러스 OTT 박스를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OTT 시장에 진출했다. 넷플릭스 제휴와 약 2만여편의 무료 콘텐츠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며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판매량 15만대, 매출 161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OTT 박스 판매 목표는 작년의 두 배인 30만대로 잡았다. IPTV에 밀려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케이블TV 사업 부진을 신성장동력인 OTT 사업으로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 유료방송 플랫폼만으로는 미디어시장을 못 가져간다는 것"이라며 "모바일과 연동돼 있는 OTT 플랫폼을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부산 스토어 오픈도 OTT 박스 유통채널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지난해까지는 케이블TV 방송 권역인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OTT 박스를 팔았지만 올해부터는 전국적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셈이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부산 플래그십 스토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OTT 박스 전문 매장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수도권에 국한된 사업 지역을 전국으로 넓히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1호 매장 지역으로 부산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딜라이브는 부산 스토어를 통해 OTT 박스와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묶어 판매한다. 지난 4일부터 예약 판매에 돌입했으며, OTT 박스만 별도로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OTT 박스와 카카오미니가 연동될 예정이어서 두 제품의 묶음 판매는 타깃층인 젊은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사업다각화 움직임은 향후 유료방송업체 M&A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딜라이브가 OTT 중심의 신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공을 거둘 경우 매각작업은 더욱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딜라이브는 지난달 30일 17개 권역 중 하나인 서초디지털OTT방송을 현대HCN에 매각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할 매각이 딜라이브를 비롯한 케이블TV 업체 M&A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방송인 이휘재의 사회로 진행된 부산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행사에는 전용주 대표를 비롯해 구종상 부산콘텐츠마켓 집행위원장, 배우 조보아, 아이돌그룹 펜타곤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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