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현대백화점그룹이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함으로써 선진화된 지배구조 체계를 확립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 내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했다고 5일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현대그린푸드와 현대쇼핑은 이날 오후 각각 이사회를 열어 순환출자 해소 등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직접 계열사 간 지분 매입과 매각을 통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끊은 것이다.

실제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투자사업 영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A&I→현대백화점' 등 기존 3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선제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것은 투명하고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완성하겠다는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애초 지난해 말까지 순환출자를 해소할 계획이었으나 지분 변동과정에서 현대홈쇼핑 대주주의 사전 승인과정을 거치면서 일정이 4개월 가량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순환출자 해소는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직접 계열사 간 순환출자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선 정지선 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A&I 지분 21.3%(5만1천373주)를 매입해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아울러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7.8%(757만8천386주)를 매입해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진 출자 고리를 끊었다.

두 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되면서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A&I→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순환출자 고리도 자동으로 해소됐다.

현대백화점그룹측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소요된 자금은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회장이 각각 은행 차입과 보유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현대A&I 지분 매입을 위해 약 320억원을 은행에서 차입했고, 정 부회장은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홈쇼핑 주식 전량(9.5%, 114만1천600주, 약 1천200억원 상당)를 현대그린푸드에 매각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 지분 거래로 정지선 회장의 현대A&I 지분은 52%에서 73.4%로 늘어났으며,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 보유 지분이 기존 15.3%에서 23.0%로 증가했다.

현대홈쇼핑의 최대주주도 기존 현대백화점(15.8%)에서 현대그린푸드(25.0%)로 변경됐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간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재원마련과 세금 부담에도 사재를 출연해 직접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을 택했다"며 "주주권익 강화와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등 높아진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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