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강화한 것이 원화 강세 영향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작년 4분기와 유사한 패턴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6일 보고서에서 최근 코스피시장에서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해 외국인 수급이 더욱 불확실해졌다고 평가했다. 달러-원 환율이 연저점을 경신하면서 지난 4분기 IT 실적 하향 조정을 견인했던 환율 하락의 저점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달러-원은 지난 2월 1,100원선에 육박했다가 최근 1,050원대로 내려왔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월에만 1조5천500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달에는 7천500억원가량, 이달 들어서는 전일까지 1천800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달러-원 환율 하락의 원인으로는 한미 FTA 협상에서 미국의 환율조작 금지조항 요구와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중국 위안화 강세 동조화 등이 거론된다.

이 중에서도 미국과 통상마찰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대신증권은 분석했다. 미국과 통상교섭 과정에서 멕시코와 중국, 한국 등 주요 협상국의 통화가치가 달러 대비 차별적인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실적 시즌을 앞두고 실적 전망 개선을 노린 외국인 매수를 예상했지만, 환율 변화에 따라 실적 신뢰회복 움직임이 다시 약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수출기업들의 올해 사업계획상 평균 환율은 1,090원이고 품목별 최저 환율인 생활용품은 1,076원이다. 이는 현재의 달러-원 환율 1,050원선보다 높은 수준으로 수출 기업들의 실적 전망 하향조정 가능성을 의미한다.

박춘영 연구원은 "작년 4분기 달러-원 환율 하락과 실적 하향조정 국면에서 외국인은 코스피를 3조원 순매도한 가운데 IT 업종은 6조1천억원어치를 팔았다"며 "달러-원이 현 수준에서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외국인 수급은 실적 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안정될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은 작게 본다"고 말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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