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삼성증권이 사상 초유의 배당 실수로 인해 주가가 급락세를 연출했다. 현금 배당을 주식 배당으로 조치하는 황당한 실수를 한 것이라 '관리의 삼성'이 망신살을 뻗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전 10시 20분경 삼성증권 주가는 전장대비 5% 이상 하락한 3만7천600원에 거래됐다. 삼성증권 창구로 500만주 이상의 대규모 매물이 쏟아지며 전장대비 거래량은 4배 이상 증가했다.
장 초반 갑작스러운 주가 변동으로 일시적으로 거래를 제한하는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VI)가 두 번 이상 발동했다. VI가 발동된 상황에서 주가는 30% 가격 제한폭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VI는 전날 종가 등과 비교해 10% 이상 주가 변동이 생기면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하는 제도다.
장 초반 주가가 마이너스(-) 2% 하락하던 상황에서 100만주 이상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주가는 8%까지 하락했다. VI가 발동되며 하한가에서 실제 주문은 체결되지 않았다.
이날 주가 급락의 배경에는 회사 측의 치명적인 배당 실수가 있었다. 삼성증권은 보통주 1주당 1천원의 현금 결산 배당에 나섰다. 총 893억원가량을 배당금으로 지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배당금이 입금되는 이날 문제가 발생했다. 1주당 1천원의 배당금이 입고돼야 하는데, 주식 1천주가 입금된 것이다. 1천원을 받아야 하는 주주의 계좌에 100만원이 입금된 셈이다.
삼성증권 자사주를 보유한 계좌에만 배당 실수가 일어난 것으로 파악돼, 내부 실수라는 데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에 장 초반 삼성증권 자사주 매물이 대거 쏟아졌다. 삼성증권 측은 뒤늦게 사태를 인지하고 직원들에게 주식 매도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 측 실수로 현금이 아닌 주식이 입고되면서 직원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고 나섰고, 회사 차원에서 사태 진화에 나섰다"고 전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1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아야 하는데 100만주가 입고되며 계좌 잔고가 400억원이 찍힌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주주들이 삼성증권의 배당 실수로 얻게 된 이득을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식을 매도한 후 결제일까지 2일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내에 공지되기 이전 주식을 매도한 사람들은 일정 부분만 금액을 돌려줘도 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내 공지 이후에 매도에 나선 사람은 100% 반환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상 초유의 사태인 만큼 금융감독원 등이 검사에 나설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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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명 황윤정 기자
- 입력 2018.04.06 10:51
- 수정 2018.04.06 1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