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SK루브리컨츠가 상장절차에 들어갔다.

SK그룹은 시장에서 SK루브리컨츠가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가 우수한 현금창출력과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SK루브리컨츠 구주매출 비중이 80%로 높아 IPO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모자금의 20%만 SK루브리컨츠에 유입되는 탓이다. 나머지 80%는 SK루브리컨츠의 최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에 유입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활기유·윤활유 제조업체 SK루브리컨츠는 공모가 희망범위를 10만1천~12만2천원으로 제시했다. 공모 주식 수는 1천276만5천957주다.

이에 따라 공모규모는 약 1조2천894억~1조5천574억원이 된다. 상장 후 SK루브리컨츠의 시가총액은 4조2천979억~5조1천915억원이다.

SK루브리컨츠 지분 100%를 보유한 SK이노베이션은 시장에서 SK루브리컨츠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루브리컨츠 현금창출력이 연 6천억원에 달하고 재무구조도 무차입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SK이노베이션은 SK루브리컨츠의 적정 주식가치를 최대 6조원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공모가 최상단 기준 SK루브리컨츠 시총이 5조2천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SK이노베이션은 수요예측에서 SK루브리컨츠 공모가가 희망범위를 웃돌 수 있다고 본 셈이다.

다만, IPO 시장에서는 SK루브리컨츠의 구주매출 물량이 많은 점이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SK루브리컨츠의 신주모집 수량은 255만3천191주, 구주매출 수량은 1천21만2천766주다.

신주모집 비중이 20%, 구주매출 비중이 80%다. 공모가 최하단 기준 신주모집 자금은 2천579억원이다. 구주매출 자금은 1조315억원이다.

신주모집 자금은 SK루브리컨츠에, 구주매출 자금은 SK이노베이션에 유입된다.

자본시장연구원 한 연구위원은 "투자자는 IPO 기업의 성장전망이 밝고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할 때 그 기업의 주식을 매수한다"며 "IPO 기업이 공모자금을 조달해 적절히 투자를 하면 향후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IPO 기업의 공모자금 대부분이 대주주에 유입되면 그 기업의 성장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며 "ING생명과 삼양옵틱스는 구주매출 비중이 높아 공모흥행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ING생명과 삼양옵틱스는 100% 구주매출로 공모를 진행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 필옵틱스는 100% 신주모집으로 공모를 했다.

시장 반응은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ING생명은 지난해 4월 6~21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3.97대 1을 기록했다. 같은 달 27~28일 진행한 공모청약에서도 0.82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카메라 교환렌즈 전문기업 삼양옵틱스는 지난해 5월 18~19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33.2대 1을 기록했다. 같은 달 23~24일 진행한 공모청약에서 2.8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업체 필옵틱스는 작년 5월 17~18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647.18대 1을 나타냈다. 같은 달 23~24일 진행한 공모청약에서도 경쟁률 588.96대 1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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