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삼성증권이 현금 배당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전산 착오가 발생한 데 따른 사태 수습에 애쓰고 있다. 한국증권금융 등 유관기관에서 주식을 빌려 사태 해결이 이뤄질 전망이지만, 차액에 대해선 주식을 매도한 직원에게 구상금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배당금 지급일인 이날 삼성증권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 계좌에 배당이 주식으로 이뤄지며 문제가 발생했다.

1주당 1천원의 배당금이 입고돼야 하는데, 주식 1천주가 입금된 것이다. 1천원을 받아야 하는 주주의 계좌에 100만원이 입금된 셈이다.

예탁결제원 등 유관기관의 실수가 아닌, 삼성증권 내부의 전산 착오로 일어난 오류였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증권의 우리사주는 283만1천620주였다.

계좌를 확인한 일부 직원들이 자사주 매각에 나서며 혼란한 상황이 연출됐다.

삼성증권 주가는 급락세를 연출하며 장중 11% 이상 하락했다.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VI)가 다섯 번 발동했고, VI가 발동된 상황에서 주가는 30% 가격 제한폭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삼성증권 측이 급하게 주식을 빼갔으나, 장 초반 상당한 매물이 출회되며 일부 직원들은 '공매도'에 나선 셈이 됐다.

주가가 급락하는 사이 일부 기관 투자자들은 삼성증권 주식을 저가에 매집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실제 거래가 이뤄진 만큼 한국증권금융 등 기관에서 주식을 빌려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에서는 삼성증권이 결제일까지 물량을 구하지 못해 결제 불이행이 빚어질 가능성은 작게 보고 있다. 대차 거래가 힘들 정도로 많은 물량이 출회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당분간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주가는 이날 11%까지 하락했다 낙폭을 만회해 2% 하락세로 다소 진정됐다.

삼성증권의 경우 주식 물량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장 초반 10% 하락한 가격에 판 매물을 2% 하락한 가격에 매입해 메꿔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차액에 대해 해당 직원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장중 시가와 최저가 기준으로 차액을 단순 계산할 경우 1천9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나온다.

최악의 경우 삼성증권이 대차 물량을 구하지 못해 결제 불이행이 빚어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경우 한국거래소가 적립한 배상기금에서 먼저 결제를 이행한 후 향후 삼성증권이 이를 사후처리하게 된다. 과거 한맥투자증권 사고 당시에도 거래소가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배상기금을 통해 선제적으로 진화에 나선 바 있다.

한 증권 유관기관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해당 물량이 삼성증권이 충분히 소화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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