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국내외 거시경제 및 채권전문가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1% 초중반에 머무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지 않아 금리를 인상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도 금리동결 이유가 됐다.

연합인포맥스가 9일 거시경제·채권전문가 12명을 대상으로 이달 금통위의 기준금리 전망을 조사한 결과(화면번호 8852) 조사기관 모두가 이달 기준금리를 1.50%로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한은이 올해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DB 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만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안타증권은 연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낮은 인플레이션 수준을 금리동결의 이유로 꼽았다. 소비자물가가 상승세가 더디게 나타나면서 금리 인상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도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한국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고, 정부가 고용부진에 따른 추경을 계획하고 있는 데다 미국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어 경기 둔화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준의 3월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됐지만, 아직 뚜렷한 자금유출 징후가 없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갈등이 글로벌 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감 등으로 미국 외 국가들의 금리 인상 압력이 약화하거나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은 3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1.3%를 나타냈는데, 상대적인 수치를 비교하더라도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분기 중후반부터 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던 추가 금리 인상 시기는 3분기로 순연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미 금리역전 폭 확대 우려와 가계부채 등을 이유로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물가가 부진했지만, 물가에 대한 한은의 초점이 '경기민감'물가로 이동했고,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은 여전히 낮지 않다"며 "한미 금리역전 부담과 통화완화 장기화에 따른 금융 불안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를 이유로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를 지연시키지는 않으리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 환율 합의 논란에 따른 원화 강세로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부담스러워지긴 했으나, 원화 강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현재 시점에 수치로 반영하기가 어렵다"며 "그 효과는 시차를 두고 내년 정도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며, 5월과 하반기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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