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울 금융시장에서 외환당국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FX 스와프포인트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외환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어서다. 시장참가자들은 스와프포인트 하락세가 자칫 달러자금시장의 유동성 위기로 포장될 경우 엄청난 비용을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기 시작했다.

서울 외화자금시장에 따르면 지난주 FX 스와프포인트는 1년물이 마이너스(-) 15원대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등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선물환율과 현물환율의 차인 스와프포인트는 달러 조달 비용을 의미한다. 마이너스로 간 만큼 달러 조달 비용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스와프포인트는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 리보(Libor·런던 은행간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 탓에 낙폭을 키우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올해에도 4회에 걸쳐 연방기금금리(FFR)를 올릴 것으로 관측되면서 리보는 거침없는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리보 금리가 오르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상승속도가 문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정정책을 강화한 것도 리보 금리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미국채 단기물이 큰 폭으로 늘어난 탓이다.

국내요인으로 생명보험사 등의 해외투자가 급증한 것도 스와프포인트 왜곡의 주요 원인이다. 해외 투자 증가에 따른 헤지수요가 에셋스와프물량 증가로 이어지면서 달러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기관의 달러채권 발행 감소도 스와프포인트 왜곡에 한 몫하고 있다. 정부가 창구지도를 통해 국내 기관들의 해외채권 발행을 제한하면서 부채스와프물량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내외금리차와 신용위험을 합산한 정도의 스와프포인트를 완전히 벗어난 가격흐름에도 정부의 개입은 턱없이 부족한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심리가 더 악화되면 달러 자금 펀딩에 문제가 될 수 있어서다.

모 금융기관의 해외 투자 담당자는 "외환당국이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FX스팟에 개입하지 않는 스탠스를 보이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스와프시장까지 방치하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와프스프레드 확대가 달러유동성 위기로 포장되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점을 당국은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금리인상기의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 참석자들도 한결같이 외화자금시장의 경색 조짐을 우려했다. 당국은 더 늦기 전에 스와프시장 왜곡 현상을 바로 잡아야 한다. 스와프시장을 더 방치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을 수 있다. (취재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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