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금융감독원은 삼성증권이 현금 배당을 주식 배당으로 잘못 지급한 사건을 두고 도덕적 해이라고 규정하면서 현장 검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9일 발표했다.

금감원은 이날 오전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를 면담하고 철저한 사고 수습과 피해자 보상 등의 전담을 구성 및 운영하도록 요청했다.

이어 이날부터 10일까지 특별 점검을 실시하고 11일부터 19일까지는 현장 검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검사에서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이 우리사주 계좌에 입고돼 장내에서 어떻게 매도됐는지, 직원이 자사주를 아무런 제한 없이 매도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해 내부 통제 시스템과 투자자 피해 보상을 위한 대응 현황 등을 뜯어보게 된다.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은 "주식 배당 입력 오류가 발생했을 때 이를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내부 통제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다"며 "관리자가 이를 확인하고 정정하는 절차와 검사 기능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배당 규모 등은 이미 사건 발생 전일인 4월 5일에 최종 결재를 받았는데도 아무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또 입력 오류를 인지하고도 주문을 차단하는 데에 40분 가까이 걸렸다는 게 금감원의 지적이다.

원 부원장은 "일부 직원은 회사의 경고 메시지와 매도 금지 요청에도 불구하고 착오 입고된 주식을 매도하는 등 심각한 도덕적 해이도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사고로 풀린 주식은 28억1천주로 발행 주식 수인 8천900만주를 초과하지만, 시스템상 오류가 확인되지 않고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도 의혹으로 지목된다.

원 부원장은 "위법 사항이 확인된 경우에는 관련자와 삼성증권에 대해 법규에 따라 엄중히 처리하겠다"며 "투자자 피해 보상이 적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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