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호텔롯데가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순손실 규모가 3천억원에 달한다. 사드(THAAD)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가운데 인천국제공항 롯데면세점의 임대료 부담이 커진 탓이다.

호텔사업에서 대규모 투자 등으로 적자 폭이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호텔롯데는 매출액 6조5천2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0.46%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844억원, 당기순손실은 2천994억원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전년대비로 적자로 전환한 셈이다.

호텔롯데는 호텔사업, 면세사업, 월드사업, 리조트사업, 골프장사업 등을 하고 있다. 작년 매출기준 사업별 비중은 각각 11.4%, 83.59%, 4.60%, 0.40%, 0.26%다.

지난해 호텔롯데 실적이 악화된 것은 면세사업 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탓이다. 작년 면세사업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6년 면세사업 영업이익은 3천301억원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가운데 롯데면세점의 임대료와 특허수수료가 증가한 결과다.

실제 인천국제공항 롯데면세점 임대료는 3년차로 접어든 지난해 9월부터 월평균 620억원을 기록했다. 2년차의 월평균 임대료(400억원)보다 55% 증가했다.

인천국제공항 롯데면세점 사업 1년차는 2015년 9월부터 2016년 8월까지다. 2년차는 2016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다. 3년차는 작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다.

이 때문에 호텔롯데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임대료 조정협상을 수차례 진행했다. 하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지난 2월 계약해지 공문을 접수했다.

지난해부터 변경된 특허수수료 산정방식도 호텔롯데 발목을 잡았다. 작년 롯데면세점 특허수수료는 3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26억원보다 1천254% 증가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현재는 매출에 기반해 특허수수료를 산정하고 있다"며 "이 방식은 영업이익이 줄어도 매출이 증가하면 특허수수료가 증가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했다.

호텔사업의 적자 폭이 확대된 점도 호텔롯데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호텔롯데는 대규모 투자를 실시해 지난해 시그니엘서울, 롯데리조트속초, 롯데호텔양곤(미얀마), 롯데호텔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L7강남, 아라이 리조트(일본)를 오픈했다.

이 때문에 대규모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가 발생했다.

지난해 호텔롯데의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는 총 2천678억원이다. 이 중에서 호텔사업에서 발생한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는 1천363억원이다. 전체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이처럼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으나 정작 주요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호텔사업 영업손실은 8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영업손실 349억원)보다 적자 폭이 약 15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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