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서울채권시장은 무역전쟁 등 대외 변수 전개 추이와 외국인 매매동향, 금융통화위원회 등 여러 재료를 복합적으로 반영하면서 제한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채권시장을 움직이는 키워드는 단연 '외국인'이다. 이들은 장중 흐름까지도 좌지우지한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21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한 달 넘게 계속 사들이는 셈이다.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고점 대비 15bp가량 하락했다. 기준금리 두 차례 인상 가능성 중 상당 부분을 되돌렸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국고채 3년물 대비 기준금리 스프레드는 66.7bp다. 여전히 기준금리 인상을 한 차례 정도는 반영했다.

국내 기관투자자의 우려를 틈타 외국인은 지난달부터 서울채권시장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외국인은 전 거래일도 통안채를 중심으로 7천억 원 넘는 채권을 사들였다. 이 중 1년물 통안채와 3개월물 통안채를 6천800억 원 매수하면서 파워를 과시했다.

지난달과 비교했을 때 외국인의 재정거래 유인은 많이 줄어들었다. 그런데도 외국인 매수가 이어진다는 것은 이들이 느끼기에 한국물 매수 모멘텀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증거다.

채권시장은 외국인 매수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을 하고 있다. 물론 재정거래 유인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글로벌 통화정책 속도 조절 가능성과 한은의 금리 인상 시기 지연, 무역전쟁 우려에 따른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등 채권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모두 매수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재료는 비단 외국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낮아진 금리 레벨을 보며 한탄을 쏟아내지만, 들여다보면 최근 금리 하락 장에서 숏으로 버틴 기관은 거의 없는 듯하다. 국고채 금리가 박스권을 하향 이탈했지만 숏커버가 눈에 띄지 않았다.

시장참가자들은 이제 향후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너무 낮아진 금리 레벨을 보면서 추가 금리 하락을 타진할 것인지, 조정 가능성을 크게 보는지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다.

대부분은 현재 금리 레벨이 이미 낮은 수준이며, 추가 금리 하락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안전자산 선호나 외국인 매수 등이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는 의미다.

주식 격언 중에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팔아라'는 말이 있다. 유명한 격언이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매우 어렵다.

모두가 현재 금리 레벨이 낮다고 인식하지만 자신 있게 매도할 수 있는 기관은 많지 않을 듯하다. 적어도 한은 금통위까지는 지켜본 후에, 그리고 외국인 매수 의지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한 후에 포지션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연례 보고서에서 "유로존 경제가 물가 상승 없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며 "통화완화 강도를 빠르게 줄이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일 미 금리는 소폭 상승했다. 10년물은 0.27bp 상승한 2.7801%, 2년물은 1.23bp 높은 2.2825%에 마쳤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34포인트(0.19%) 상승한 23,979.10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68.9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0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67.10원) 대비 2.85원 오른 셈이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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