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주관사 한번 선정하는데 꽤 까다롭게 군다. 그래도 상장 주관을 하겠다고, 증권사 기업금융(IB) 부서는 알짜배기 비상장 기업에 문지방이 닳도록 오가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명품 핸드백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국내 대형증권사들은 시몬느에 상장 주관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도나카렌뉴욕(DKNY), 마이클코어스, 버버리, 코치, 랄프로렌 등의 명품 회사 가방을 제작해 유명해진 업체다. 시몬느가 제작한 명품 핸드백이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 안팎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만 1천775억원, 당기순이익은 1천300억원이 넘는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시몬느는 30여년전부터 ODM회사로 커오고 재무구조도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이 때문에 비상장주에 투자하는 바이사이드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안마의자 제조 업체인 바디프랜드도 지난해부터 상장 주관사 선정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대주주는 VIG파트너스로 이미 지난해부터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과 외국계 증권사 일부를 대상으로 주관사 선정 심사를 진행했다.

VIG파트너스는 또 '원더브라'로 유명한 엠코르셋에도 투자하고 지난해 대신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했다.

대기업 계열사 중에는 SK건설이 눈에 띈다.

SK건설은 아직 증시 상장 예정을 구체화하지 않았으나 그룹 지배구조 이슈로 상장될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대주주인 SK디스커버리가 지난해 말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다른 계열사 지분 5% 보유를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상장 기대에 지난해 12월 초 2만3천원을 오가던 장외 주가는 9일 현재 3만4천100원까지 오른 상태다. 지난 2월에는 4만원을 뚫고 오르기도 했다.

앞서 숙박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업체 야놀자도 수개월간의 주관사 선정 미팅을 거친 후 연초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을 주관사로 낙점했다. 상장을 준비하며 받은 기업 가치는 4천억원대였으나 현재는 조단위로 평가받고 있단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알짜 기업들이 상장하겠다고 공표하면서 증권사 IB에서 수수료를 깎아 경쟁하는 일도 많다"며 "일부 증권사들은 겨우 손익분기점 정도 맞춰 제시하기도 하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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