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현대그린푸드가 순환출자 해소 이슈와 맞물려 현대백화점그룹 내 위상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적 분할을 통한 사업영역 확대에도 속도를 내면서 올해가 성장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5일 발표한 순환출자 해소 계획에 따라 정교선 부회장이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약 23.0%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현대그린푸드는 현대IT&E의 물적분할로 IT신사업과 가상현실(VR)사업 전담을 위한 법인을 신규로 설립할 예정이다. 분할 기일은 오는 7월 1일이다.

현대그린푸드이 현대백화점그룹 내에서 지주회사로 완전히 전환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정교선 부회장이 개인 최대주주로 등극하며 그룹 내 핵심기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정교선 부회장은 기존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7.8%(약 1천200억원)를 매입했다. 정교선 부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현대홈쇼핑 주식 전량(9.5%, 약 1천200억원)을 현대그린푸드에 매각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 지분을 12%, 현대홈쇼핑 지분을 25% 보유하고 현대리바트와 현대H&S, 에버다임 등 다수의 회사를 연결회사로 거느리게 돼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게 됐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순환출자 해소는 개인 대주주의 지분 이동을 통해 이뤄졌고 그동안 불명확했던 현대그린푸드의 역할이 지주회사급으로 명확해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그린푸드가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현대홈쇼핑의 지분 9.5% 취득으로 1천210억원의 자금 소요가 발생하지만 이에 따른 재무적인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태일 한신평 연구원은 "취득 지분의 가치까지 고려하면 재무적인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인다"며 "정교선 부회장이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추가 취득해 최대주주가 된 점은 계열 내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물적분할 이후 신사업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이번 물적분할을 통해 기존의 IT사업 이외에도 일본의 반다이남코와 기술제휴를 통해 VR 테마파크를 조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단순한 식자재 유통회사에서 벗어나 IT사업을 통한 엔터테인먼트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셈이다.

사업영역 역시 기존 현대그린푸드가 식자재 유통이 주력으로 삼았다면 이번 물적 분할로 외형을 키우고 신사업 진출 속도를 높여가는 데 의미가 있다.

물적분할로 새롭게 탄생하는 현대IT&E는 VR체험관을 운영하고 방송통신미디어 사업, 온라인모바일 관련 사업 등도 영위하며 차세대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된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순환출자 해소를 통한 정교선 부회장의 지배력 확대는 사업 재편 속도가 과거보다 더 빨라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물적분할한 IT사업부는 VR 신사업을 통해 외형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msbyu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