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에 시장참가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국내외 거시경제 및 채권 전문가 12명을 대상으로 이날 열리는 4월 금통위 전망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기관 모두 현재 1.50%인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낮은 인플레이션 수준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등을 기준금리 동결의 이유로 꼽았다.

이처럼 기준금리 동결이 확실시되면서 시장참가자들은 이 총재가 금리 자체보다는 성장과 물가, 환율 등에 대해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환율은 물가와 내외금리 역전 등 핵심 현안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이 총재가 어떤 뷰를 가졌는지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다.

증권사 채권 딜러는 "최근의 달러-원 환율 약세가 이어질 경우 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해 기준금리 인상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면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이 확대되면서 외자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자물가는 작년에 대체로 2% 부근에서 움직이다가 10월 1.8%, 11월 1.3%, 12월 1.5%, 올해 1월 1.0%, 2월 1.4%, 3월 1.3%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

이 총재는 지난달 2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올해 미국과 금리 격차가) 최대 1%포인트 날 수 있는데 이것은 상당히 큰 차이'라며 성장과 자금 유출, 금융안정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간 점도 이 총재의 환율 관련 발언에 시선을 고정하게 만드는 재료다.

이달 15일 전후로 발표될 예정인 이번 환율보고서를 계기로, 우리 정부는 그동안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고팔았던 안정화 조치(개입) 현황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딜러는 "개입 내용 공개로 외환 당국이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축소된 가운데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다"며 "이렇게 되면 한은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수 있는 여지가 축소된다"고 말했다.

다른 딜러는 "이 총재가 특정 레벨 등 환율과 관련해 뾰족한 얘기보다는 원론적인 언급만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그러나 큰 틀에서나마 한은 총재가 환율 문제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졌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원 환율은 이달 4일 1,054.20원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 연중 저점이자 2014년 10월 29일 1,047.30원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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