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코스닥 벤처펀드가 출시 일주일 만에 수천억원을 빨아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앞서 출시됐던 세제혜택을 주는 다른 펀드들과 비교해서도 월등히 많은 실적을 낸 것으로 평가된다.

12일 금융투자협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41개 자산운용사에서 출시한 61개의 코스닥벤처펀드에 5천693억원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일 출시된 이후 누적 금액이다. 이는 앞서 출시된 세제혜택을 주던 다른 펀드들보다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자금을 모은 것이다.

2016년 출시된 비과세해외펀드의 경우 2천억원을 모으는 데 약 한 달이 걸렸고, 2014년에 나왔던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는 하루 14~16억원씩의 자금을 끌어모은 바 있다.

다만, 대부분의 자금이 사모펀드로 쏠렸다. 업계에서는 아직 출시된 지 얼마되지 않아 개인에게까지 충분히 홍보가 되지 않았을 수 있고, 사모펀드의 수가 훨씬 많아 쏠림현상이 나타났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면 공모펀드로도 자금이 서서히 모일 것으로 내다봤다.

7개 운용사에서 출시한 7개의 공모펀드에는 883억원이 모였다. 사모펀드는 35개 운용사에서 54개의 펀드가 출시돼 4천810억원이 설정됐다.

운용업계에서는 코스닥 벤처펀드가 다른 펀드 대비 흥행에 성공한 이유를 높은 수익률에 대한 기대 때문으로 봤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기업공개(IPO)를 하는 공모주들이 높은 수익률을 냈던 만큼 공모주식의 30%를 우선배정해주는 것은 파격적인 혜택이라는 설명이다.

한 운용사 대표는 "코스닥벤처펀드는 공모주 우선배정 30%의 혜택을 준다. 기존 기관이 받을 수 있던 비율은 원래 50%에서 이제 20%로 줄었기 때문에 기관들이 코스닥 벤처펀드에 가입하고 있다"며 "메자닌이 기존 주식에 비해 안정적이고 수익도 높은데 거기에다 공모주까지 더해지니 수익률이 잘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도 "공모주 30% 우선 배정 혜택이 생각보다 크다. 최근 공모하면 상장 첫날과 이튿날 상한가까지 오르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게 쌓이면 수익률이 높을 가능성이 커진다"며 "직접 공모주에 투자하던 증권사 자기자본투자(PI) 등 기관투자자들이 헤게모니가 바뀐 것을 알고 코스닥 벤처펀드에 제일 먼저 가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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