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4월 들어 회사채 발행시장이 활기를 되찾아가는 가운데 A등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들도 수요예측에서 잇따라 오버부킹하면서 발행금리 수준을 대폭 낮추고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시장금리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단기채권과 고금리 매력이 있는 비우량 회사채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금리 이점이 축소되면서 가격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재무상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BBB급 기업의 회사채로 수요가 전이되면서 향후 하이일드 채권의 신용스프레드도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789)에 따르면 신용등급 'A' 회사채(3년물 공모/무보증)의 전일 기준 신용스프레드는 117.4bp로 연초 대비 3bp 이상 줄었다.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들의 신용스프레드가 전반적으로 보합 내지 확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주총과 사업보고서 공시 등 영향으로 수요예측이 뜸했지만, 이달 들어 회사채 발행시장에 물량이 풀리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마땅히 투자할 만한 데가 없다는 게 금융시장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최근 A급 이하 회사채들의 강세발행이 이어지면서 발행금리가 대체로 3%를 밑돌고 있다. 신용등급 'A' 회사채의 전일 등급민평금리인 연 3.331%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한화(신용등급 'A')는 이달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하며 3년물 회사채 발행금리를 2.798%로 확정했다. SK매직('A')은 2.880% 한솔케미칼('A')은 2.849%에서 회사채를 찍었다.

최근 캐리 수요가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이 신용등급이 다소 낮은 회사채로 몰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부담도 만만치 않다. 금리 혜택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때문이다.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A+' 회사채 3년물이면 발행금리가 3% 위로 붙어야 하지만 A등급임에도 3% 아래로 금리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매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재무상태가 우수하다면 하이일드 채권으로 분류되는 BBB급 회사채로도 수요가 옮겨가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신용등급이 'BBB+'이지만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하며 -148bp 언더 발행해 연 4.048%의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BBB급에서도 발행시장의 강세기조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전일 기준으로 'BBB+' 등급 회사채(공모/무보증)의 신용스프레드는 419.9bp로 집계됐다. 연초 대비 1.6bp가량 소폭 축소된 수준이다.





향후 시장금리 상승과 우량등급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 축소 등으로 A급 이하 비우량채권의 경우 신용스프레드도 축소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BBB등급 기업들은 우호적인 발행환경이 이어지면서 일부 기업들의 경우 대출보다는 채권조달이 더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보험사들의 하위등급으로 투자 확대 및 초대형 IB로부터 수요기반이 늘어나고 있어 BBB등급 기업들의 차환리스크는 감소하고 채권조달도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사 관계자는 "75bp 언더로 발행한 SK건설같이 A급 회사채 중에서 실적이 뒷받침되는 회사는 강하게 금리가 결정되고 있다"며 "캐리 투자의 경우 BBB 등급에서도 펀더멘털이 좋아질 만한 회사를 찾는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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