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가 잇달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성장하는 LCC 시장에서 추가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부터 리스 회계기준이 변경되는 것에 대비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리스 회계기준이 변경되면 LCC는 항공기 운용리스를 비용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리스 관련 자산·부채로 계상해야 한다. 이에 따라 LCC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기업가치도 절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의 LCC인 에어부산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IPO를 위한 주관사 선정의 건을 의결했다.

에어부산은 최근 상장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을 선정했다. 에어부산은 올해 안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작년 말 기준 에어부산 최대주주는 아시아나항공(지분율 46%)이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주관사로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을 선정한 티웨이항공은 올해 하반기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예비심사 신청일 기준 티웨이홀딩스는 티웨이항공 지분 78.2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티웨이항공이 상장을 마무리하면 기존에 상장한 제주항공과 지난해 1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진에어에 이어 세 번째 LCC 상장사가 된다.

여기에 이스타항공도 내년 하반기 IPO를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최대주주는 이스타홀딩스(49.9%)다.

이처럼 LCC가 잇달아 주식시장 문을 두드리는 것은 성장하는 LCC 시장에서 추가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재원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여객은 전년 대비 5.4% 증가한 7천696만명을 기록해 역대 최고실적을 갱신했다.

같은 기간 국내 여객도 전년 대비 4.8% 증가한 3천241만명으로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이런 항공여객 실적에 대해 국토부는 LCC의 성장세가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국내 LCC 6개사의 매출은 3조6천313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총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7% 증가한 2천694억원을 기록했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LCC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나,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LCC는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IPO를 통해 공모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리스 회계기준이 변경되는 것에 대비해 IPO를 추진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회계기준원에 따르면 내년부터 리스 회계기준이 K-IFRS 1017호에서 K-IFRS 1116호로 변경된다.

현행 리스회계기준 K-IFRS 1017호에서 금융리스 이용자는 재무상태표에 리스 관련 자산·부채를 계상해야 한다. 손익계산서에서는 리스자산 상각비와 이자비용을 처리해야 한다. 반면 운용리스 이용자는 리스 관련 자산·부채를 계상하지 않고 리스료를 영업비용으로만 처리하면 된다.

내년부터 시행될 리스회계기준 K-IFRS 1116호에서는 운용리스 이용자도 리스 관련 자산·부채를 계상해야 한다. 금융리스와 운용리스의 회계처리방식이 같아진다.

이 경우 운용리스 이용 규모가 큰 LCC의 부채비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IPO 시장 관계자는 "LCC는 고가의 항공기를 구입하기보다 운용리스로 항공기를 사용한다"며 "내년부터 회계기준이 변경되면 LCC 부채비율이 상승하면서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이를 고려해 LCC가 선제적으로 IPO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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