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삼성증권의 배당사고가 금융투자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각종 음모론까지 양산되며 업계에서는 잔뜩 경계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에서 사상 초유의 배당사고가 일어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국민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삼성증권 관련 내용만 600여개에 달한다. 이 중에는 삼성증권이 '유령주식'을 발행했다는 비난과 함께, 공매도 제도를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포함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위조주식 발행 유통 사기사건'으로 칭하며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스캘핑 시도 가능성, 선물 거래 등을 통한 주가 조작까지 제기되며 업계 이미지가 나빠지는 데 대한 불만도 높다"고 전했다.

그러나 금투업계에선 이번 사태가 자본시장과 증권가 전반을 불신하는 상황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삼성증권 측의 잘못이 크기는 하지만, 증권업계 전반의 도덕성을 의심하며 제기되는 각종 음모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전면에 나선 이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다. 그는 삼성증권 사태 직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현 사태가 공매도 폐지론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과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주 전 대표는 "삼성증권이 사고에 취약한 시스템 화면을 만들어 놓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1년에 단 한 번 쓰는 시스템이고 실제 주식 배당이 이뤄진 적은 한 번도 없어 관리가 소홀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유가증권 위조 사건이라는 둥, 차명 주가 조작이 과거에도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은 과하다"며 "시스템상에서 정상적인 주식으로 인지해 거래됐기 때문에 무차입 공매도라고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간 우리사주조합의 배당 절차나 과세 방식 등에 허점이 존재했기 때문에 언제든, 어디서든 벌어질 수 있었던 사고였다는 의견도 높다. 회사의 존립을 논할 정도로 여론이 악화하는 것은 과하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대표는 "이번 사태가 놀라운 사고이기는 하나, 과거에는 더한 공매도 사건, 주가 조작 사건 등도 많았다"며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각종 논란은 사실이 아닐 확률이 높고, 직원들의 단순 실수가 이렇게 큰 문제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며 "시스템 전반의 구멍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유관기관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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