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환시 개입내역 공개가 기조적인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미 환율협상에 따른 개입 약화는 환율의 강력한 하락요인이다" -서울환시 참가자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가 달러-원 환율에 미칠 영향을 둘러싸고 외환당국과 환시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당국개입 약화에 따른 원화 강세 가능성을 예상하는 반면, 외환당국은 원화 강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시장 개입내용 공개 논의와 관계없이 환율정책은 일관된 입장"이라며 "시장 수급으로 결정되는 게 맞고 단지 쏠림 등 급격한 변동이 있으면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한은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자들도 일방적인 환율 하락 가능성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한 당국 관계자는 13일 "시장 선진화 차원에서 개입공개를 오랫동안 논의를 해왔고, 이게 스무딩오퍼레이션과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필요한 상황에서 스무딩오퍼레이션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조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외환당국의 이런 스탠스 자체가 개입경계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봤다.

남북 관계 개선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국 개입이 물러나면 달러-원 환율 저점이 낮아질 것으로 보는 셈이다.

외환시장의 한 시장 참가자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 상승 국면인 동안 달러-원 환율은 추세적으로 하락했고, 남북관계 개선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급격히 축소된 점, 미 환율협상에 따른 개입 약화 등 공급 우위가 확고한 점은 환율 하락 요인"이라며 "달러-원 환율은 올해 저점 1,020원선, 고점 1,10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 자유무역협상(FTA) 이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이어지는 한 환율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식적인 환율 합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외환당국이 어느 정도 원화 절상을 용인할 수 밖에 없는 구도라는 의견이다.

또 다른 환시 참가자는 "중국이 위안화 절하 가능성을 내비쳤다가 하루 만에 절상으로 돌아선 해프닝을 보더라도 미국 보호무역주의에서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큰 나라들은 환율 수준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외환당국의 시각은 시장이 통제되지 않을 정도로 원화 강세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입장일 뿐 예전처럼 10원이 빠진다고 매수 개입하는 식의 개입 스탠스는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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