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4일 한국이 예상했던 대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으면서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들은 여전히 달러 약세에 따른 원화 강세가 채권시장이 살펴야 할 주요 재료라고 전했다.

미국 재무부는 상반기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의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했다. 관찰대상국에는 중국과 일본, 독일, 스위스, 인도가 포함돼있다.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 세 가지 중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달러 순매수 비중이 2%를 넘지 않아 조작국 지정을 피했다.

한국이 해당하는 나머지 두 가지 요건은 2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대미 무역수지 흑자와 3%를 초과하는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채권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환율조작국 요건 세 가지 중 한 가지가 부족해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이미 예상했다"며 "GDP의 2% 이상 달러를 매수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대략 연 30조 원 정도를 달러로 매수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찰대상국이 유지되면서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달러-원 환율에는 큰 영향 없겠지만, 달러 약세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여전히 관심사항이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최근 외국인 국채선물 대량 순매수가 환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후 외국인 매매 흐름을 살펴야 한다고 전했다.

선물사의 한 중개인은 "그동안 환율은 외국인들의 채권 수급과 연동됐는데 관찰대상국 지위가 유지되면서 개입에 대한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스와프시장도 재정거래 관련 외국인 수급 쪽을 살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매수가 지속될지도 중요한데, 최근 매수에 힘이 달리는 모습이다"며 "다음 주는 국고채 10년 입찰과 관련한 수급 변화와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이슈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증권사 딜러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낙 예측하기 힘들어 우려했지만, 결국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며 "최근 외국인 국채선물 매수는 원화 강세에 기반한 베팅인 것 같은데, 추이를 살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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