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과 미국 환율보고서 발표,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연기금들은 투자 통화 다각화로 환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13일(현지시간) 발표한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분류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10월에 이어 다시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에 포함했다.

단기적으로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해 달러-원 하단이 방어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 이슈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 정상화 기조 등으로 시장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은 환 변동 확대 속에서 안정적인 자산운용수익률을 내기 위해 투자 통화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자산투자가 특정 통화에 집중되지 않도록 달러화와 유로, 엔화, 파운드화 등 비중을 전략적으로 구성 중이다.

국민연금은 호주 달러나 스위스 프랑 등 다양한 통화 자산도 보유해 환율변동위험을 줄이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해외 대체투자에서 메이리서치 쇼핑몰,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BG그룹 플레이스 빌딩 등 미국 자산뿐만 아니라 독일 마인제로, 프랑스 세콰나 타워, 스페인 이즈라줄 쇼핑몰 등 유로화 자산도 투자했다.

또 영국 게트윅 공항, 호주 오로라 플레이스와 이스트링크 도로, 싱가포르 젬 쇼핑몰 등도 사들였다.

국민연금은 해외 채권과 해외주식 포트폴리오에서도 통화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의 해외 채권 포트폴리오 중 아시아 투자 비중은 2016년 말 기준 22.02%로, 전년 대비 2.52%포인트 커졌다.

해외주식 포트폴리오 중 북미 비중이 56%로 여전히 높지만, 유럽(23%), 아시아(16.8%) 등 투자 지역을 다양화하고 있다.

10조 원이 넘는 자산을 가진 행정공제회도 해외 대체투자 통화 다변화로 환 변동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다.

행정공제회는 올해 연초 북미 지역 사모 대출펀드에 총 1억5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또 맥쿼리 인프라 펀드에 약 1천억 원 출자를 결정하면서 유로화 자산도 사들이고 있다.

행정공제회는 유로화와 달러뿐만 아니라 파운드화와 호주 달러 자산 투자도 늘리고 있으며, 일본 대체투자도 검토 중이다.

연기금들은 환 변동 확대로 투자 현금흐름보다 외환에 의해 해외투자 수익률이 좌지우지되자, 통화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달러-원 환 변동을 환 헤지로 대응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고, 국민연금과 같은 대규모 연기금은 완전 환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환 노출이 장기적으로 기금 포트폴리오 전체 변동성을 축소한다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환헤지 비율을 낮추고 있다.

국민연금은 2014년 말까지 해외주식과 해외대체투자 환 헤지 비율을 0%까지 낮췄으며, 올해 말까지 해외채권 환 헤지 비율도 0%로 맞출 계획이다.

통화 다각화를 하면 통화 간 마이너스(-) 상관관계로 환 변동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수익률을 낼 수 있다.

연기금 관계자는 "달러화 투자 비중이 커지면 자산투자가 환투자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다양한 통화에 투자하면 환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k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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