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 지정 리스크에서 벗어났지만, 한국과 미국 간 금리역전과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보험사들의 해외채권 신규 투자는 여전히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는 13일(현지시간) 상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 또는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하지 않고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했다.

이에 달러-원 환율 급락 우려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원화 강세 흐름이 지속되면 보험사의 해외채권 신규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주요 생명보험사의 매도가능금융자산 외화 환산손익은 대부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보험사들은 해외채권 투자에서 100% 환 헤지를 하고 있어 실제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헤지 비용이 커지면서 신규 투자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외화자산에 투자할 경우 모든 건에 대해 환 헤지를 수행해 환차손 위험이 발생하지는 않는다"며 "원화 강세 지속이 환차손으로 직접 연결되지는 않지만, 환 헤지 비용 부담이 커져 외화자산에 대한 신규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환(FX)스와프 포인트가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러 해외채권에 투자해도 과거와 같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달 금리를 연 1.50~1.75%로 25bp 인상하면서 한국 금리인 연 1.50%를 웃돌게 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1.50%로 5개월째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당분간 한미금리 역전이 이어지면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한 FX스와프 포인트 개선이 더뎌 보험사의 해외채권 환 헤지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 채권에 투자해도 환 헤지 비용을 고려하면 국내 채권보다 낮은 수익률을 거두게 되는 것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국내 채권시장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국고채 50년물 발행은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로 흥행에 성공했다.

대형 생보사의 자산운용 담당자는 "해외투자의 경우 FX스와프로 100% 분산하고 있지만, 스와프 레이트가 마이너스가 돼 수익률은 떨어질 것"이라며 "당분간 국내 채권이나 대체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의 외화유가증권 투자 규모는 86조9천445억 원으로 작년 3분기 말과 비교해 3.56% 감소했다.

yg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