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황윤정 기자 = 한동안 위축세를 보였던 투자자문업계가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자문업계 순이익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극심한 양극화에서도 살아남은 자문사들은 자산운용사 부럽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16일 금융투자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투자자문사는 총 168개로 1년 전과 비교해 20개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증시가 호조를 보인 영향 등으로 자문사에 자금이 몰리면서 업체 숫자가 늘었다.

지난해 지수 상승 덕에 자문업계의 수수료 수익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와 함께 고유재산 운용에서도 쏠쏠한 이익을 거두며, 업계 전체(3월 결산 법인)의 순이익은 100억원 대에서 340억원 이상으로 세 배 넘게 증가했다.

다만, 양극화는 심해지고 있다.

3월 결산 140여개 투자자문사 중 절반에 해당하는 70개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를 상회했다. 지난 2016년 이들의 ROE가 14%에 그쳤던 점을 고려할 때, 괄목할 만한 이익 증가를 일궈낸 것이다.

반면 나머지 절반의 투자자문사 70개사는 3분기 누적 적자를 시현했다.

양극화 속에서 '살아남은' 자문사들은 운용사 못지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대형 자문사들이 지난해 잇따라 자산운용사로 전환한 후 남아있는 자문사들이 기관 자금 등을 나누다 보니 오히려 건실한 자문사는 더 영업환경이 좋아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기관들은 통상 위탁운용 사업자를 선정할 때 운용사 몇 곳, 자문사 몇 곳 이렇게 업권별 할당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문사의 강점은 대형 운용사에 비해 발 빠른 종목 변경과 자산 배분 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수익률이 높다고 소문난 일부 자문사에는 고액 자산가의 자금이 몰리며 분위기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투자자문사 고위 관계자도 "전문사모집합투자기구 기준 완화 이후 대형 자문사들이 대부분 운용사로 전환하면서 남은 자문사들에는 오히려 기관 자금을 끌어올 만한 기회 등이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회사도 운용사로 전환하려고 준비하다가 사정 때문에 운용사 전환을 포기하고 자문사로 남았는데, 지나고 보니 오히려 자문사 풀에 남아있어 기관 자금이 더 많이 들어오는 이점을 누릴 수 있게 돼 운용사 전환을 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문사모집합투자지구의 진입기준을 2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기 위한 개정안이 예고된 상황으로, 올 하반기경 기준이 완화되면 자문사의 업권 판도가 또 한 번 변화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jykim@yna.co.kr

yjhw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