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FOMC 의사록에 인플레 하방 위험 지적 없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안에서 인플레이션 하방 위험에 대한 우려가 자취를 감췄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연준이 지난 11일 공개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15명의 참가자 중 인플레이션 하방 위험을 지적한 목소리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에 대해 "연준 안에서 디플레이션 공포가 이제 사실상 사라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획기적 사건(milestone)"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본식 디플레이션'을 피하고자 제로금리와 세 차례의 양적완화(QE)를 동원했던 것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 하방 위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지 않은 것은 그만큼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WSJ이 분기별로 FOMC 의사록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하방 위험을 인식한 참가자 수는 2016년 1분기(11명)에 최근 정점을 기록한 뒤 내리막을 걸었다.

인플레이션이 꺾이는 양상이 나타났던 지난해 2~3분기에는 증가세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이후 다시 방향을 틀었다.







<FOMC 의사록에서 인플레이션 하방 위험을 지적한 참가자 수>

※자료: 월스트리트저널(WSJ)



3월 FOMC 의사록은 "모든(all) 참가자는 현재 분기 이후 경제에 대한 전망이 최근 몇 개월 동안 강화됐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 "모든 참가자는 앞으로 수개월 안에 12개월 기준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3월 의사록 공개 뒤 연준이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종전 세 차례에서 네 차례로 늘릴 것이라는 전망은 더 힘을 받았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3일 기준으로 선물시장은 올해 네 번 이상의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을 약 39%로 가격에 반영했다.

이는 전주에 비해 약 1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연준은 기준으로 삼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올해 말 1.9%를 보인 뒤 내년 말에는 2.0%, 내후년 말에 2.1%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의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전망'은 그동안 계속 빗나가왔으나 이번에는 달라 보인다고 WSJ은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 감면과 재정지출 확대가 민간의 지출을 부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일본 등 한때 디플레이션 우려가 두드러졌던 지역들도 최근 들어서는 물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인 '2% 바로 밑'에는 여전히 못 미치지만, 2016년 5월(-0.1%)을 끝으로 마이너스에서 벗어났다.

일본은행(BOJ)의 기준 물가지수인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신선식품 제외) 상승률은 지난 2월까지 14개월 연속으로 플러스를 나타냈다.

지난해 FOMC에서 세 차례 금리 인상에 모두 반대표를 던졌던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WSJ과 인터뷰에서 "재정정책이 바뀌기 전에도 최근 데이터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다만 "우리가 영구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이라는 일본의 경로를 따라고 있다는 생각을 완전히 떨칠 순 없다"면서 "일본 리스크 자체는 다소 줄었지만, 완전히 승리를 선언할 준비는 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WSJ은 디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건으로는 단연 '또 다른 경기침체'를 꼽았다.

WSJ은 이러면서 금리가 여전히 낮아 연준은 향후 경기침체에 대응할 여지가 많지 않고, 재정 부양책을 다시 동원할 여력도 거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지난 13일 연설에서 재정 여력을 현재 너무 많이 소진했다면서 "미국은 미래에 필요할 때 충분한 재정 여력을 보유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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