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8천억' JR듀티프리 인수 추진

中 리스크 탈피 '총력'…해외진출 모색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김용갑 기자 = 글로벌 2위인 롯데면세점이 해외 첫 인수·합병(M&A) 대상으로 호주 'JR듀티프리(JR DUTY FREE)'를 선택했다. 롯데면세점이 JR듀티프리를 품으면 글로벌 1위 면세사업자인 스위스의 '듀프리(Dufry)'의 위치까지도 넘볼 수 있게 된다.

롯데면세점의 이런 행보는 중국 리스크가 '변수'가 아닌 '상수'로 자리 잡았다는 판단에 따라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취지에서다.

1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면세점 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은 호주의 글로벌 면세점인 JR듀티프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그룹 가치경영실과 롯데면세점이 이번 인수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면세점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JR듀티프리는 글로벌 17위의 호주 면세점이다. JR듀티프리는 호주 최초의 면세점으로, 지난 2016년 호주, 뉴질랜드, 이스라엘, 타히티 등 4개 국가에서 6억7천만유로(약 8천8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롯데면세점(47억8천300억유로·6조3천억원)이 JR듀티프리 인수에 성공하면 글로벌 1위인 듀프리(72억9천800억유로·9조6천억원)를 위협할 수 있게 된다.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1위로 도약한다는 구상에 한 발짝 더 다가서는 셈이다.

JR듀티프리 인수는 단순히 매출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미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5개 국가에서 면세사업을 펼치고 있다. JR듀티프리가 이미 호주와 뉴질랜드, 이스라엘, 타히티 등 4개 국가에 진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영업망을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하는 기존의 사업구조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게 롯데면세점의 생각이다. 롯데면세점은 그동안 고고도미사일체계(THAAD 사드) 배치에 따른 한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중국 관광객 감소로 실적이 출렁이고 있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역대 최저인 2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전년 3천301억원 이익과 비교하면 무려 99% 감소한 셈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의 영업익 가운데 80% 수준이 시내 면세점을 통해 나오고 있다"며 "최근 면세사업자 추가 선정 움직임까지 맞물리면서 더는 기존의 사업 포트폴리오로는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이유로 롯데면세점이 앞으로도 활발한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롯데면세점의 해외투자는 대부분 입찰 참가나 조인트벤처(JV) 설립을 통해 이뤄졌다"며 "이번에 M&A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업황 침체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적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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