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쿠팡 등 주요 이커머스업체들이 지난해에도 대규모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사업 특성상 할인쿠폰 등을 통한 출혈경쟁이 지속되면서 앞으로 수익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SK플래닛 11번가, 위메프, 티몬 등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의 영업적자 규모를 합치면 1조원을 훌쩍 넘는다.

쿠팡은 지난해 6천38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전년에 비해 적자규모가 736억원 늘어났다. 쿠팡은 연결기준으로 회계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5년 5천4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16년에도 5천653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적자규모가 더 늘어나 주요 이커머스업체 가운데 적자가 가장 크다.

쿠팡은 지난해에도 광고 및 판매촉진비(광고선전비)로 538억원을 지출했다.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투자를 크게 늘리며 수익 구조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에도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며 물류 인프라를 확장했고 상품 셀렉션도 압도적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광고선전비를 가장 많이 쏟아붓고 있는 이커머스는 SK플래닛 11번가다.

SK플래닛 11번가는 지난해 2천49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전년도 적자 3천334억원에 비해 적자규모를 줄였다.

하지만 광고선전비는 오히려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16년에 641억원의 광고선전비를 지출한 SK플래닛 11번가는 지난해 1천393억원으로 지출 규모를 늘렸다.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 비중은 2016년 6.2%에서 지난해 14%로 크게 늘어났다.

거래액 규모가 9조원에 달하는 11번가는 매출액이 1조원 미만에 불과한 상황에서도 광고선전비를 주요 업체들 가운데 가장 많이 쓰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티몬은 지난해 매출 3천562억원, 영업손실 1천18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고, 영업적자는 24% 감소했지만 3년 연속 1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티몬 역시 광고선전비 지출이 많다. 2016년에 광고선전비를 377억 지출했던 티몬은 지난해에도 269억원의 광고선전비를 지출했다.

위메프는 2016년 636억원의 영업적자에서 지난해 417억원 적자로 손실 규모를 줄였다. 위메프는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 지출이 11%에서 8%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절대금액은 높은 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이커머스 특성상 투자와 관련된 지출과 광고선전비를 크게 줄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출혈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이커머스는 출혈경쟁을 통한 매출액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다"며 "광고선전비를 적절히 쓰지 못하고 적자규모를 감당하지 못하는 업체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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