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1.50~1.75%로 0.25%포인트(p) 인상하기로 하는 한편 향후 경제 및 정책금리 경로에 대한 전망을 발표했다.

당시 연준의 금리인상은 이미 시장에 널리 예상된 것으로 시장의 관심은 향후 금리인상 경로에 집중되었다. FOMC 회의결과는 경제개선 전망 및 2019년 이후 금리인상 경로 상향조정 등 매파적(hawkish)인 것으로 인식되었지만 2018년 금리인상 횟수를 종전(3회)대로 유지한 데 비추어 연준이 정책 기조 변화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았다.

3월 FOMC 회의결과에 뒤이어 지난 4월 11일 발표된 FOMC 회의 의사록은 시장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회의결과 발표 당시와 비교해 별로 눈에 띄는 내용이 없다고 분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꼼꼼히 들여다보면 눈여겨볼 만한 대목도 여럿 있다.

우선 향후 미국 경제에 대한 FOMC 회의 참석자들의 자신감이 뚜렷이 나타나면서 FOMC 회의결과 발표 당시보다 매파적 기조가 한층 강화된 느낌을 준다. 이러한 자신감은 일단 경제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데 더하여 높은 전망치 구간을 예상하는 참석자수가 지난해 12월회의 비해 크게 늘어난 데서 엿볼 수 있다.

의사록에 따르면 2018년 미 GDP가 2.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참석자수가 지난해 6명에서 금번 회의에서는 12명으로 배가 늘어났다. 2019년에도 2.4% 이상 성장 예상 인원이 2명에서 9명으로, 2020년에는 2.2% 이상이 2명에서 4명으로 증가했다.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 구간 분포도 2018년을 제외하고는 비슷한 추세로 나타났다.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FOMC의 성장률 전망이 정부의 예상치를 밑도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개별 참석자들의 전망치 범위를 살펴보라는 파월 의장의 답변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2018년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 구간 분포는 12월 회의와 유사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2018년 중 금리인상 횟수를 종전과 동일(3회)하게 유지한 사유를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금리인상 전망에서 3회 이하와 4회 이상 인상을 예상하는 참석자수가 각각 8명과 7명으로 팽팽했던 것으로 나타난 것은 향후 6월 FOMC 회의에서 2018년 금리인상경로 전망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을 점치는 핵심적 이유 중 하나다.

노동시장에 대한 논의에선 노동시장의 호조 지속 전망에 대한 근거가 제시됐다. 노동시장이 신규 노동참여를 충분히 흡수하고 있고 인구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 참여율이 견고한 점이 지적됐다. 소수의 참석자는 임금이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은 노동시장이 더 개선될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은 수개월 내 상승하여 중기적으로 목표치 2%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여 추가적으로 논의된 내용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정책의 중기 전망에 관한 논의과정에서는 거의 모든 참석자들이 향후 경제활동 확대 지속과 인플레이션 및 노동시장 전망의 불확실성에 의한 리스크 완화를 위해 점진적인 금리인상 접근방식이 바람직하다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많은 참석자들이 경제전망 개선 및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향후 수년간 금리인상 속도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 보다 다소 빨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중립금리가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면서 몇몇 참석자들은 정책금리를 한동안 중립금리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 시기가 올 것으로 판단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궁극적으로는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적 입장'에서 '중립적 또는 긴축적 입장'으로 전환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향후 특정 시점에서 정책결정문 문구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몇몇 참석자들이 경제가 장기간에 걸쳐 잠재력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운영되고 금융여건이 매우 완화적으로 유지될 경우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금융안정성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향후 금리인상 경로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논의들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부과 영향과 재정정책의 경기부양 효과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는 가운데 일부 참석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내보이기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참석자들은 관세부과 정책이 자체적으로는 경제전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으나 상당수의 참석자들은 상대국들의 보복조치 유발, 무역정책 관련 불확실성 등이 농업부문 등을 중심으로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관세 관련 이슈가 FOMC 전망에 미친 영향을 묻는 질문에 리스크 요인의 하나라고 인식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답변한 것과는 달리 많은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의 세제개편과 금년 2월 재정지출 한도확대 예산안 합의 등 최근의 재정정책에 대해서도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조세감면과 재정지출 확대는 향후 수년간 상당한 생산증대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소수의 참석자는 조세감면이 잠재 생산수준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최근과 같이 경제자원 가동률이 높은 상황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이 시행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 효과의 규모와 발생 시기는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많은 참석자들이 모든 감세조치가 영구적이지 못할 가능성과 재정적자 확대가 재정건전성과 실질금리에 미치는 영향 등이 경제전망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기자회견 당시 언급되었던 최근 수익률곡선의 평탄화 현상에 관한 해석이나 모든 금리정책 결정 FOMC 회의마다 기자회견을 하는 문제 그리고 최근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는 LIBOR/OIS(Overnight Index Swap) 스프레드 확대 등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는 전통적으로 경기침체 위험이 증대되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왔는데 FOMC 참석자들이 이러한 의견에 동조하는지 여부에 따라 향후 금리인상 여부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편 FOMC는 연간 총 8회의 정책금리 결정회의 중 4번(3, 6, 9, 12월)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은 기자회견이 없는 회의에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정책금리를 변경하지 않는 것으로 믿고 있으며 이는 매년 금리변경을 4회로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파월이 매 회의마다 기자회견을 하는 것과 금리인상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라 강조했지만 시장에서는 FOMC에서의 논의 여부에 나름 관심을 보였었다. LIBOR/OIS 스프레드는 은행 스트레스를 파악하는 신호로 활용되는데 FOMC 참석자들이 논의를 하지 않은 것은 이러한 현상을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분석했을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금리인상경로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연준은 두 가지 위험을 균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점진적인 접근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금리를 과도하게 인상할 경우 실물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인플레이션이 목표수준을 하회하는 데서 오는 신뢰도 손상위험이다. 다른 하나는 금리를 너무 더디게 인상하여 경제가 과열되고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경기침체를 유발하는 위험이다.

그러나 이번 FOMC 회의 의사록을 통하여 연준 관리들이 회의결과 발표 시보다 매파적 성향이 다소 강화된 면모를 보여준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 일부에서는 잠재된 인플레이션 위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며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예방하기 위하여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채권시장은 채권수익률이 30년 넘는 장기간에 걸쳐 추세적으로 하락하면서 강세장을 이어 왔으나 이제 대전환의 시대가 도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시기가 언제일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투자자들의 대비가 필요한 때이다. (홍택기 글로벌투자전략연구소장 / 前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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