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중동지역에서 형성된 지정학적 위기감으로 최근 상승하고 있는 국제유가가 향후 정유업계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6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7229)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13일 연중 고점인 배럴당 69.04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2014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국제유가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OPEC(석유수출국기구) 감산 노력 등과 맞물려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시리아 등지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 군사적 충돌 우려가 부각되면서 우상향 그래프를 연출했다.

지난 13일에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시리아 화학무기공장을 공습하면서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리아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가운데 현재로써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협정 탈퇴 여부를 다시 유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이와 같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단기적으로 국제유가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리아 영토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 고조로 내전이 장기화할 경우 인접해 있는 이라크 등 주변 산유국들의 수에즈 운하를 통한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며 "이 같은 공급 차질 우려는 국제유가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68달러 수준에 머물면서 향후 70달러대도 충분히 넘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4월 미국의 시리아 폭격 당시를 적용해본다면 유가는 단기 10% 급등해 WTI(텍사스산원유) 기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통상적으로 국제유가 상승은 정유사들의 마진 개선과 실적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원유를 구매하는 시점과 정유설비에 투입하는 시점에 유가가 달라지는 래깅효과 때문이다.

더욱이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재고자산 평가이익이 개선되면서 재고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석유를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 재고가치가 올라가는 셈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유가 반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최근 고유가 현상이 이어지면 정유사들은 다시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영훈 한화증권 연구원은 "원유 구매부터 투입까지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에 유가 변동에 따른 래깅효과가 작용한다"며 "유가가 상승 추세에선 큰 이익이 발생하고 하락 추세에서 감익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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