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중동지역 정세 불안이 완화되면서 하락했다.

1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7달러(1.7%) 하락한 66.2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시리아 공습 이후 오히려 지정학적 우려가 완화된 점이 유가 하락을 이끌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3일 시리아 공습 이후 "공습은 종료됐으며, 추가 공격 계획은 없다"며 "미래의 공격은 바샤르 아사드(시리아 대통령)의 화학무기 사용 여하에 달려있다"고 말해, '확전' 우려가 줄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임무가 완수됐다"고 평가했다.

시리아에 대한 공습이 일회성일 것이란 안도감이 형성되면서 투자 심리도 개선되는 양상이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 내외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시리아 이슈로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피로감도 이날 반락 이유로 거론된다.

유가는 지난 7일 시리아 동구타에서 화확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이 발생한 이후 거의 10% 급등했다. WTI는 지난주에만 8.6% 올랐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데이터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과 옵션 매수 포지션은 2011년 이후 최고치 수준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시리아 공습 이후 '뉴스에 파는' 패턴의 차익실현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의 산유량이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점도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 원유시추업체 베이커 휴즈가 지난주 밝힌 미국 내 원유채굴장비수는 815개로 늘어났다. 이는 지난 2015년 3월 이후 가장 많다. 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20% 늘어난 수치다.

미 에너지정보청 (EIA) 이날 미국 내 주요 7개 셰일가스 채굴 지역의 원유 산유량이 5월에 12만5천 배럴 증가한 699만7천 배럴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뉴욕 유가 전문가들은 이날 차익실현 성 가격 하락에도 중동지역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 추세는 유지될 수 있다고 봤다.

오안다의 스태픈 이네스 수석 트레이더는 "러시아나 이란이 화학무기 관련 설비에 제한됐던 미국의 공습에 대응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에 따라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럼에도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은 여전히 매우 크다"며 "글로벌 원유 시장은 공급 차질에 매우 취약한 만큼 원유 위험 프리미엄도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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