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17일 달러-원 환율은 하락압력을 받더라도 1,070원대가 지지받을 가능성이 있다.

전일 런던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시리아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소 줄었다는 진단 속에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이 나타났다.

한때 달러 인덱스(G10)는 89.38, 달러-엔 환율은 107.03엔까지 밀렸고 유로-달러는 1.239달러대로 뛰었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일 종가대비 2.50원 내린 수준인 1,070.3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미국이 시리아 공습에 대해 일회성 공격을 강조함에 따라 러시아와의 확전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중동 불안이 가시지 않은 데다, 시리아 정부 지원 등을 이유로 미국의 추가 제재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서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 시간)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여부를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면작전을 쓰고 있다.

외교·안보 상으로는 위험자산회피(리스크오프) 분위기를 만들고 있지만, 환율을 포함한 통상정책에서는 달러 약세를 유도하기를 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은 금리 인상을 계속하는데, 러시아와 중국은 환율 절하 게임을 하고 있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적었다.

러시아는 미국 환율보고서의 13개 조사 대상국에도 빠져있는 나라인데, 환율 문제를 거론하며 루블화 가치 절상을 요구했다.

달러-루블 환율은 지난 6일 미국이 푸틴 대통령 측근인 관료와 재벌을 제재 대상에 올리고, 며칠에 걸쳐 58달러대에서 65달러대까지 10% 이상 급등한 바 있다.

달러-원 환율도 마찬가지다.

복잡하고 불안정한 대외 여건을 보면 당장 환율이 올라야 마땅하지만, 원화 강세 분위기가 심리적인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 교역의 1∼2위를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러 갈등까지 커지는 양상임에도 상승 폭은 제한적이다.

미국은 우리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 현황을 투명하고 시기적절한 방법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외국인 주식 역송금 자금이 늘어났다.

배당금이 환전된 경우도 있지만, 짧게 치고 빠지는 외국인 주식 자금이 밖으로 많이 나갔다.

최근 달러-원 환율의 하단을 지지한 역송금이 이날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일에는 1,075원대 수출업체 네고 장벽에 막혔지만, 1,073원이 넘어서는 역외 투자자들의 숏 커버(매도 포지션 정리)도 나왔다.

숏 포지션이 정리되면 오를 확률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오히려 가벼운 포지션에 위아래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배당금 시즌이 끝나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주식 배당금으로는 오는 19일 SK텔레콤이 2천700억 원대 배당금이 예정됐다.

이날 오전에는 호주중앙은행(RBA)의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이 공개되고,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발표된다.

NDF 달러-원 1개월물은 1,070.3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1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74.00원) 대비 2.50원 내린 셈이다.

거래는 1,069.50원과 1,073.00원 사이에서 이뤄졌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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