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외유성 해외출장과 후원금 문제 등으로 사의를 표명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조용히 금감원을 떠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다.

김 전 원장은 전날 문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후원금 기부행위 등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금감원으로 출근하지 않고 자택에서 청와대의 사표 수리 소식을 전해 들을 예정이다.

원장 주재 임원회의는 취소됐고, 베트남 재무부장관 면담 일정은 유광열 수석부원장이 대참 하기로 했다. 이번 주 계획된 원장 일정도 모두 수정·삭제될 예정이다.

김 원장은 퇴임식도 따로 하지 않기로 했다.

역대 최단 기간에 낙마한 금감원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물러나는 마당에 조직에 부담을 주지 않고 조용히 물러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원장에 앞서 하나은행 채용비리에 연루돼 취임 6개월여 만에 사의를 표명한 최흥식 전 원장도 퇴임식 없이 금감원을 떠났다.

김 원장은 금감원 직원들에게 남기는 퇴임사로 인사를 대신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장은 지난 2일 취임식 때에도 전임원장에 대한 예우, 야당의 사퇴 압박 등을 의식해 최대한 단출하게 진행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두 수장이 퇴임식도 없이 쓸쓸히 떠나는 모습을 보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금감원장이 이렇게 초라하게 떠나서는 안 되는 자리인데 착잡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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