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잇달아 중도 성향의 외부 인사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요직에 앉힌 것은 연준 내 '하드머니' 보수들의 종말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미국 마켓워치가 16일(현지시각) 분석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리처드 클라리다 컬림비아대학교 교수를 연준 부의장으로, 미국 캔자스 은행규제 담당인 미셸 보우만은 연준 이사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마켓워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연준 내 '하드머니' 충성분자들을 옹호하는 공화당원들의 시대는 거의 저물었지만 (이번 인사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후의 일격을 날렸다"고 진단했다.

하드머니는 연준과 같은 정부 기관이 일회성으로 돈을 푸는 대신 정해진 틀에 따라 지속해서 자금을 공급하는 것을 가리킨다. 하드머니 보수의 종말은 연준 내 비둘기파적인 인사들은 존재감이 거의 사라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마켓워치는 다만 "클라리다와 보우만은 모두 존경받는 공화당원이지만 이들 중 누구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이례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기 위해 강력하게 압박하는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이들은 모두 중도파(middle grounder)로 분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두 사람은 어떻게 보든 인플레이션에 비둘기파적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다른 연준 위원들만큼 공격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비슷한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3월 파월 의장은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금리의 중간 지대(middle ground)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기준금리는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올리겠지만, 미국 경제에 타격을 입힐 정도로 공격적으로 다루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마빈 굿프렌드 카네기멜런대학교 교수는 매파로 분류되고 있지만, 그의 인준안은 여전히 미국 상원에 계류 중이다. 지난 2월 굿프렌드 지명자의 인준안이 상원의 은행 위원회를 통과했음에도 상원 본회의 전체 표결은 아직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입성하기 전에는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이 금리를 지나치게 낮게 유지한다며 비판하곤 했다. 하지만 정작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연준이 너무 빨리 기준금리를 올리면 증시가 타격을 입고 경제성장세도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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