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애경산업이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으나,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운전자금 부담이 증가한 탓이다. 애경그룹 통합사옥 입주를 앞두고 선급임차료를 낸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애경산업은 매출액 6천289억원, 영업이익 497억원, 당기순이익 3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4.1%, 24.4%, 76.6%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실적이다.

애경산업은 화장품사업이 급성장하며 지난해 실적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애경산업 화장품 매출비중은 2015년 13.4%, 2016년 26.7%, 작년 43.3%로 증가했다.

그러나 애경산업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 66억원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손익계산서에서 이익을 많이 냈더라도 영업현금흐름이 좋지 않으면 이익의 질이 나쁘다고 평가한다.

이는 무엇보다 운전자금 부담이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애경산업 순운전자본은 2016년 412억원, 작년 648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운전자본 부담률은 8.12%, 10.30%를 나타냈다. 순운전자본 부담률이 증가했다는 것은 매출액 증가율보다 순운전자본 증가율이 더 높다는 의미다.

매출액 증가율보다 순운전자본 증가율이 높으면 기업 입장에서 운전자금 부담이 증가하고 영업현금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애경산업 순운전자본 중에서 재고자산 증가와 매입채무 감소가 영업현금흐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재고자산은 2016년 622억원에서 지난해 625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입채무는 764억원에서 499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현금흐름표 재고자산과 매입채무 계정과목에서 -347억원으로 기록됐다.

애경그룹 통합사옥 입주를 앞두고 선급임차료를 지급한 점도 현금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애경그룹은 서울 마포구 공항철도 홍대입구역 역사(驛舍)에 그룹 통합사옥을 짓고 있다. 이곳에 AK홀딩스, 애경산업, AK켐텍 등이 오는 8월 입주한다.

이를 위해 애경산업은 2016년 9월부터 오는 7월까지 선급임차료 289억원을 나눠 낸다. 임차기간은 30년이다. 이 중에서 지난해 애경산업이 낸 선급임차료는 135억원이다.

재무회계에서는 '수익·비용 대응의 원칙'에 따라 지출한 비용이 향후 일정기간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면 매출이 발생하는 기간에 비용을 배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애경산업은 지난해 임차료 135억원을 지급했으나, 임차기간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손익계산서에서 임차료를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았다. 대신 재무상태표에서 장기선급비용으로 계상했다.

이 때문에 손익계산서에서 이익이 증가했다. 하지만 실제 현금이 유출된 것인 만큼 현금흐름표에서 이를 조정했다. 그 결과 현금흐름표 기타비유동자산 계정에서 135억원이 마이너스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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