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7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넷플릭스 등 기업 실적 개선과 경제지표 호조에 힘입어 상승세로 마쳤다.

미 국채는 수익률 곡선 평탄화가 심화했다.

달러화는 미 경제지표 호조에도 보합권에서 엔화에는 내리고, 유로화에는 오르는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발표를 앞둔 가운데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한 후 소폭 올라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발표한 3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5%(계절 조정치) 증가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4% 증가였다. 3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산업생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3월 제조업생산은 기업 장비와 자동차 생산이 늘어난 덕분에 전월비 0.1% 올랐다. 2월에는 1.5% 증가했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3월 주택착공실적도 전월대비 1.9% 증가한 131만9천 채(계절 조정치)로, WSJ 전망치 1.6% 증가를 웃돌았다.

3월 주택착공 허가 건수는 2.5% 증가한 135만4천 채를 보였다. 예상치는 0.8% 늘어난 131만 채였다.

3월 다세대주택 착공은 전월보다 16.1% 늘었지만, 단독 주택은 3.7% 줄었다.

3월 단독 주택은 허가 건수도 5.5% 감소했다. 2017년 9월 이후 최저치다.

연준 주요 인사들은 올해 3~4차례의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오는 6월부터 뉴욕 연은 총재에 부임하는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가 올해 2.5% 성장하고 실업률은 내년에 3.5%까지 떨어지는 등 경기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그는 "이런 경기 상황은 연준이 올해 계획한 3~4차례의 금리 인상 경로를 걸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는 경기가 과열되는 위험을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4.1%의 실업률은 자연스러운 수준 밑으로 내려간 것"이라면서 "이는 경제에서 물가를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수준 밑으로 내려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경기 과열 위험이 크지 않다며 다소 완화적 발언을 내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내놓은 세계 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9%로 올렸다. 내년 전망치도 2.5%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1분기 성장률도 6.8% 늘어 시장의 기대보다 선방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중국과 미국의 무역마찰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는 점은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2.7%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9.06% 하락한 15.06을 기록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3.59포인트(0.87%) 상승한 24,786.6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8.55포인트(1.07%) 오른 2,706.3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4.82포인트(1.74%) 상승한 7,281.10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가 상승으로 다우지수는 연간 기준으로 상승 영역으로 복귀했다. 다우지수가 연간 기준 상승 전환한 것은 약 한 달 만이다.

시리아 문제 등 중동 정세와 중국과의 무역마찰 등에서 특이한 위험요인이 부각되지 않는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기업실적에 주목했다.

이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기업이 대부분 이미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도 웃도는 성적을 내놓으면서 주가의 상승을 이끌었다.

주요 기술주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의 주당순이익(EPS)은 지난해 같은 기간 0.40달러에서 0.64달러로 올랐다.

넷플릭스는 특히 전분기 가입자 증가 수가 시장의 예상치 650만 명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총 740만 명이라고 밝혀 이날 주가가 9.19%나 급등했다.

넷플릭스의 실적 호조로 최근 불안에 시달린 'FANGs(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알파벳)' 등 주요 기술주들의 주가도 대폭 올랐다. 페이스북은 2.3%, 아마존은 4.3% 올랐다.

골드만삭스의 전분기 EPS도 6.95달러로 팩트셋 예상치 5.58달러를 대폭 웃돌았다. 다만 골드만 주가는 앞서 실적을 발표한 주요 은행과 마찬가지로 단기간 상승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1.65% 내려 마감했다.

탄탄한 경제 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전일 미 상무부가 중국의 대형 통신장비제조업체 ZTE에 대해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중지하는 제재안을 발표한 이후 중국 증시에서 통신 관련 주가 급락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행위는 전형적인 일방주의이자 경제 패권주의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외신은 중국이 지난주부터 유럽 주요 국가의 대사들과 잇따라 만나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공동 대응할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 분야가 2.01% 급등하며 전체 시장을 이끌었다. 부동산 분야도 1.33% 올랐다. 반면 금융 분야는 0.07% 내렸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주가에 긍정적이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정치적 변수만 아니라면 넷플릭스 등 핵심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확인한 주가의 상승 동력이 더 유지될 수 있을 것을 봤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7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0bp 내린 2.814%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8bp 상승한 2.386%에서 움직였다.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3bp 낮은 2.998%에서 거래됐다.

10년과 2년 만기 수익률 차이는 전일의 45.7bp에서 42.8bp로 좁혀졌다. 2007년 9월 이후 가장 가깝다. 지난해 말에는 125bp, 2월 초에는 78bp에 달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장기 국채가는 경제지표 호조와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에도 보합권에서 출발한 후 반등했지만, 기준금리 인상 기대 영향을 많이 받는 단기 국채가는 하락했다.

시장은 국채수익률 곡선의 기울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 연설, 미 경제 상황, 미·일 정상회담 등을 주목했다.

전날 국채가는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완화와 경제지표 호조로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진 가운데 10년과 2년물은 내렸지만, 30년물은 오르는 혼조세를 보였다.

금리 전략가들은 최근 10년과 2년 만기 수익률 차이가 좁혀지는 것은 경제 성장과 물가 상승에 대한 회의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연준이 지속해서 기준금리를 높일 것이라는 확신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장기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에도 오름폭을 높였다.

전략가들은 국채수익률 곡선의 평탄화에 대해서 계속 주목했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애론 콜리 전략가는 "수익률이 횡보장세를 보이지만 한 가지 바뀐 게 있다면 커브 플래트닝이다"라며 "시장은 곡선 앞단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지만, 뒷단에서는 성장이 기대를 벗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분석가는 "3월 소매판매도, 소비자물가도 미국인의 소비가 세제개편에 빠르게 반응한다는 점을 보여주지 않는다"며 "반면 연준은 재정 부양의 잠재 위험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겔은 "두 견해 모두 맞을 수 있다"며 "그래서 많은 전략가가 추가 곡선 평탄화를 추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7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01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13엔보다 0.12엔(0.11%)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237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375달러보다 0.0004달러(0.03%)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2.39엔을 기록해, 전장 가격인 132.58엔보다 0.19엔(0.14%) 낮아졌다.

달러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연설을 앞두고 엔화에는 보합세로, 유로화에는 상승 출발했다.

이날 시장은 연준 위원들 연설, 미 경제지표, 미·일 정상회담 등을 주목했다.

전날 달러화는 미 경제지표 호조에도 지정학적 위험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율 트윗 등으로 내렸다.

이날 발표된 신규 주택착공과 산업생산 등의 미 지표들은 달러에 우호적으로 나왔지만, 달러화는 무역전쟁 우려가 가시지 않으면서 엔화에 낙폭을 확대했다.

미 재무장관 스티븐 므누신은 CNBC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일 러시아와 중국이 환율 게임을 하고 있다고 트위터에 올린 것은 "경고사격"이라며 중국이 과거에 했던 것처럼 위안화를 절하시키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재가입하고 싶어하는지는 답변을 거부했으며 성장률이 높아지는 것이 세수 부족을 메울 것으로 전망했다.

스코셔뱅크는 "달러는 높게 거래되고 있지만, 최근의 약세에서 반등한 것"이라며 트럼프의 트윗은 보호무역주의에 걸맞고, 이는 달러의 전체 성과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FXTM의 루크먼 오투누가 연구 분석가는 "달러는 이날 주요 통화에 대해서 올랐지만, 달러에 대한 심리가 변한 결과는 아닐 것 같다"며 "그보다는 기술적인 반등이다"라고 설명했다.

유로화는 독일 경제지표 약세로 달러에 약해졌다.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의 4월 독일 경기 기대 지수가 전달 5.1에서 마이너스(-) 8.2로 떨어졌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3도 밑돌았다.

파운드화는 전반적인 달러 약세 덕분에 한때 1.4377달러까지 올랐다가 경제지표 부진에 반락했다. 이 수준은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브렉시트 투표에 나섰던 2016년 이후 최고치다.

영국의 작년 12월~올해 2월(12~2월) 실업률이 4.2%로 집계됐다. 이전 3개월 실업률 4.3%보다 낮아진 것으로, 지난 1975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하지만 평균임금(보너스 포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 수준이지만 중앙은행의 5월 인상을 담보하는 수준인 3.0%에는 못 미쳤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에도 엔화에 낙폭을 확대했다. 반면 유로화는 달러화에 낙폭을 줄였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첼 전략 헤드는 이날 달러의 강세는 저변동성 상황에서 발생했다며 이는 세계 무역전쟁 우려 지속을 고려하면 놀라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첼은 트럼프의 무역상대국에 대한 공격적인 접근은 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세계 성장세를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키운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장 변동성 하락은 많은 투자자가 불확실성 때문에 거래를 안 하기 때문이라며 이는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자는 접근'을 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준 위원들의 연설 행진이 이어졌지만, 시장 영향은 크지 않았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0달러(0.5%) 상승한 66.5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는 전일 차익실현 성격으로 하락한 이후 이날은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유가는 지난주 시리아를 둘러싼 중동 정세 불안으로 한 주 만에 8.6% 급등한 바 있다.

이후 지난 주말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단행된 이후에는 중동지역 정세가 추가로 악화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불안감이 다소 줄어들었다.

중동 이슈가 수면 아래로 들어가고 중국과의 무역 갈등 우려도 확산하지 않으면서 유가의 동인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수급 이슈도 뚜렷한 방향성을 제공하지는 않고 있다.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자료에서 글로벌 원유재고가 지나 5년 치의 평균 수준으로 줄어든 점은 유가에 상승 기대를 유지하고 있다.

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의 감산 합의 연장 기대도 여전하다.

여기에 오는 5월 12일이 마감 시한인 이란 핵 협정 개정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재개될 경우 유가는 강한 상승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

반면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전일 미국 내 주요 7개 셰일가스 채굴 지역의 원유 산유량이 5월에 12만5천 배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 등 미국 내 원유 생산 추세가 지속할 것이란 기대도 팽팽하다.

이는 유가의 하락 재료로 작용한다.

이날은 유가를 움직일 만한 특별한 재료가 없는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장 마감 이후 발표될 미국석유협회(API)의 주간원유재고 데이터를 대기 중이다. 다음 날에는 EIA의 주간 원유재고 수치가 나온다.

S&P글로벌 플리츠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EIA가 발표할 지난주 원유재고는 62만5천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중동 이슈가 재차 불거지지 않는다면 유가가 수급 재료에 주목하면서 소폭 등락할 것으로 봤다.

미즈호의 로버트 야거 에너지 담당자는 "시리아 공습 이후 지정학적 우려가 다소 완화됐지만, 유가는 강한 수요와 OPEC의 감산에 따라 꾸준히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루라인 퓨처스의 빌 바루치 대표는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프리미엄이 다소 줄어드는 것으로 목격하고 있다"며 "시장은 초점은 재고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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