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영국 파운드화가 미국 달러 대비 크게 오르고 있다. 주로 영국 경제의 낙관적인 전망에 기인한 것으로, 영란은행(BOE)이 다시 한 번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7일(현지시간) 장중 1.4377달러까지 오르며, 지난 2016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기 위한 브렉시트 투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반적인 달러 약세 기조도 파운드화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달러화는 글로벌 무역 전쟁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하락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와 중국이 환율 게임을 하고 있다고 트위터에 올리는 등 달러 약세 압력을 강화했다.

글로벌 달러 지수는 최근 3주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소시에테제네럴의 기트 주키스 매크로 전략가는 "트럼프의 트윗은 그가 '강달러'가 아닌 '약달러' 대통령이라는 인식을 더욱 강화했다"고 진단했다.

파운드화의 유로화 대비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편이다. 유로화 대비 환율은 지난 2016년 브렉시트 투표 당시보다 11% 낮은 수준이다.

주요 국제 통화 바스켓 대비 파운드화 가치를 측정하는 영란은행의 파운드화 실효환율지수는 브렉시트 투표 때보다 7.6% 낮다. 다만, 지수는 브렉시트 투표 이후 커졌던 낙폭을 절반 이상 회복했다.

주키스 전략가는 "브렉시트 여파에 대해 긍정적인 기류가 확산했다"며 "영국 경제는 브렉시트에 반대했던 이들이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을 비켜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경제의 낙관론은 영란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동시에 금리인상은 파운드화의 강세 압력을 더욱 키우는 요소다.

ING의 비라이 파텔 외환 전략가는 "영국경제 평가에는 오로지 상방향만 있다"며 "파운드화를 매도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파운드화의 강세 흐름이 계절적 영향을 받는 것이란 해석도 있다. 소시에테제네럴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파운드화는 매해 4월 강세를 보였는데, 주로 계절적 요인과 자본 흐름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09년 이후 매해 5월에는 파운드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주키스 전략가는 "사람들에게 계절적 요인이 환율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있다"며 "(이번) 5월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두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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