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한화건설이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적자 전환의 위기를 맞이했다. 신용평가사들은 평가 범주에 자회사를 포함하며 한화건설의 자금부담이 확대할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18일 한화건설에 따르면 작년 한화건설은 연결기준으로 25억5천만원의 영업적자를 봤다. 전년 897억원 흑자에서 돌아섰다. 작년 매출은 3조3천273억원으로 4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익률이 아쉬웠다.

별도기준으로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작년 3조1천991억원 매출에 영업이익은 1천414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4.4%다.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143억원 많고 영업이익률은 전년과 0.1%포인트 차이가 날 뿐이다.

자회사의 실적 부진이 한화건설의 연결실적에 영향을 줬다. 한화건설은 캐나다와 사우디아라비아에 해외 자회사를 두고 있고 국내에는 지분율 100%의 자회사를 3개 소유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작년에 1천551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국내 자회사로 부동산 개발업 등을 영위하는 레이크파크에이치도 220억원대의 순손실을 끼쳤다. 레이크파크에이치는 지난해 계열사로 편입한 회사다.

국내와 해외로 나누면 해외에서 1천800억원이 넘는 매출 총손실이 출현했다. 이 때문에 한화건설이 전년보다 판관비를 184억원 줄였어도 영업적자를 피해갈 수 없었다. 자회사를 합친 한화건설의 해외 매출액 비중은 전년에 25.3%로 집계됐다.

해외 자회사 실적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국내 민간신용평가사들도 이에 대한 관리를 신용등급 평가 범주에 넣기로 했다.

이성일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한화건설의 등급변동요인을 연결 재무지표 기준으로 수정해서 제시한다"며 "해외 자회사의 실적 부진이 한화건설에 자금부담으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한기평은 한화건설의 이라크 사업 진행이 원활하지 않거나 해외 및 주택사업 관련 손실이 재발해 공사 물량의 질적 수준과 사업경쟁력이 저하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이자 및 세전 이익(EBIT)이 금융비용의 1.2배를 밑도는 현상이 지속하면 신용등급 하향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류종하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한화건설은 올해 중동 플랜트 관련 손실위험이 축소하고 국내 주택과 계열공사에서 매출이 증가해 영업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지만, 반복적으로 발생한 대규모 손실의 후유증으로 재무구조가 저하된 상태다"며 "과거부터 누적된 손실을 단기간 내 만회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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