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지난 몇 달 동안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3% 선을 상향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연일 쏟아졌지만, 현재는 이 같은 전망이 다소 힘을 잃은 상태다.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일부 전략가와 이코노미스트는 여전히 '3% 돌파론'을 고수하며 지난 1월 10년물 금리가 50bp 넘게 뛰었던 것과 같은 모멘텀이 재차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미국 마켓워치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비관론자들은 현재 미국 국채금리가 다시 오를 여건은 갖춰지고 판단한다. 미국 재정적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고삐를 죄고 있고 재정 부양을 위해 국채 공급량도 급증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그룹의 피터 부카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몇 차례 올리는지는 다소 의미가 없다"며 "연준은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고 내년 말까지 최종적으로 3% 목표치를 맞추려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비관론자들은 또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 등 핵심 물가 지표는 여전히 미진하지만, 물가상승률은 해를 거듭할수록 결국 2%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미국 물가를 짓눌렀던 일회성 요인들이 앞으로는 제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지난해 이동통신업체 간 가격 전쟁으로 통신 요금이 급격히 하락한 이른바 '버라이즌 효과'와 건강보험개혁법(ACA·오바마케어) 때문에 물가가 압력을 받았지만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과 다른 연준 위원들은 이를 '일시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의 토르스텐 슬록 전략가는 많은 투자자가 실제로 인플레이션 충격에 따른 리스크를 얕잡아 보고 있다며 물가는 그저 2%에 간신히 닿는 수준이 아니라 오버슈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슬록 전략가는 "그렇게 되면 시장 참가자들은 경제성장과 물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국채 수익률곡선 전반에 걸쳐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켓워치는 물가상승률이 2% 선을 과감하게 상향 돌파한다면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도 덩달아 뛸 수밖에 없으며 채권시장 전반적으로 장기물 국채는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도이체방크는 이 같은 점을 근거로 올해 말이면 10년물 국채금리가 3.2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슬록 전략가는 "경제사를 보면 전 세계 어느 나라든 물가가 목표치에 닿은 뒤 정확히 같은 수준을 12개월 동안 유지한 전례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OIS(overnight indexed swaps)는 연준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세 차례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채권 트레이더들이 제대로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히긴스 수석은 "채권 트레이더들은 여전히 올해와 내년 중반 사이에 연방기금금리가 얼마나 오를지에 대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jhj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