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100년 포스코 위해서는 새로운 CEO 필요"

경영공백 우려…이사회 "최대한 기간 단축해 선임할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8일 "포스코가 새로운 100년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나서 "저보다 열정적이고 능력 있고 젊고, 박력 있는 분한테 회사의 경영을 넘기는 게 좋겠다는 뜻을 이사회에 이야기했고, 이사회에서 흔쾌히 승낙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사퇴를 결정한 시점에 대해서는 "그 시기쯤 해서…"라고 에둘러 답했다.

포스코는 권 회장의 피로가 누적돼 최근 건강검진에서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조언을 받았다고 전했다.

권 회장은 최근 창립 50주년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다음 50년을 위해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주변에 사퇴 의사를 밝혀온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치권 압력설이나 검찰 내사설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포스코 이사회 의장인 김주현 사외이사는 "권 회장이 오랫동안 생각하고 결정한 사의를 이사회에서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앞으로 두세 달 차기 회장 선임절차가 있을 것"이라며 "권 회장에게는 그 기간에 경영 공백이 없도록 자리를 좀 지켜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이사회는 가까운 시일에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최고경영자(CEO) 승계 카운슬(Council)을 운영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승계 카운슬 1차 회의가 열리는 내주 초에 CEO 선임절차와 구체적인 방법 등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승계 카운슬은 이사회 의장과 전문위원회 위원장 등 사외이사 5명과 현직 CEO로 구성된다. 승계 카운슬은 포스코는 내부 육성시스템을 통해 키워진 인재와 외부 서치펌(Search Firm)을 통해 발굴한 인재를 이사회에 제안하게 된다.

사외이사가 중심인 이사회는 이렇게 추천받은 후보군을 면밀하게 검증하고,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CEO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자격을 심사하게 된다.

이후 포스코는 이사회를 개최해 후보를 확정한다. 후보는 주주총회에서 주주 동의를 받고 대표이사 회장에 오르는 총 6단계의 절차를 거치는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상적인 CEO 선임작업은 주주총회 개최 3개월 전부터 시작되지만, 이번에는 업무 공백이 우려되는 특수한 상황인 탓에 단축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포스코는 외국인 지분이 57%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주주의 이익을 우선하는 주식회사"라며 "모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고서 선정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에 따라 회장이 교체된다는 지적에 대해 김 이사는 "중간에 임기를 못 마친 그런 사례가 있지만, 상황이 다 다르므로 일괄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권 회장은 포스코 50주년 비전이라는 큰 그림을 그렸고, 이제 다른 사람이 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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