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미국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 스티븐 코언이 컴퓨터를 활용한 초단타 매매(HFT)를 원천봉쇄하는 '다크풀' 조성에 투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코언이 세운 포인트72에셋매니지먼트의 벤처 투자 부문이 스타트업 '임퍼레티브 엑시큐션(Imperative Execution)'에 투자했다고 전했다. 정확한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임퍼레티브 엑시큐션은 사설 장외 거래 시스템인 '다크풀'을 개발하는 회사로 초단타 매매에 영향을 받지 않는 거래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초단타 매매는 기업의 재무 상태나 경제 여건을 분석해 투자하는 대신 찰나의 가격 움직임이나 일시적인 시장 비효율성을 틈타 수익을 내는 거래 기법이다.

코언을 비롯한 큰손들은 초단타 매매가 투자 수익을 갉아먹는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거나 팔 때 불리한 가격으로 체결되는 미끄러짐(slippage) 현상이 나타나곤 하는데 초단타 투자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포인트72벤처스의 매슈 그러네이드 매니징 파트너는 "미끄러짐 현상이 헤지펀드 업계에 1년에 수십억달러의 손해를 입힌다"고 지적했다.

초단타 매매 옹호자들은 헤지펀드 업계의 비판이 과장됐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오히려 매수자와 매도자의 호가 격차를 줄여 비용을 절감시켜줬다고 반박했다.

임퍼레티브 엑시큐션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로만 지니스는 코언의 회사에서 퀀트 트레이더로 일했던 인물이다.

그는 당시 미끄러짐 현상을 피해 수익을 지키려고 매일같이 전투를 벌였다면서 창업 배경을 밝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은 임퍼레티브 엑시큐션은 오는 5월 '인털리전트 크로스'라고 이름을 붙인 다크풀을 가동할 예정이다.

신문은 IEX그룹이 초단타 거래를 제한한 거래소를 운영 중이라며 인텔리전트 크로스의 출시가 IEX의 입지를 약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IEX는 미국 주식 거래량의 2.3%를 소화하고 있다.

임퍼레티브 엑시큐션에 투자한 그레이크로프트의 이언 시갈로 파트너는 "IEX가 미끄러짐을 막겠다던 당초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EX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IEX가 다른 거래소 대비 미끄러짐 현상을 잘 막는다는 제프리스 보고서가 나온 바 있다면서 "투자자 보호에 동참하는 거래소의 합류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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