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세계 정부 부채 수준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칼럼을 통해 보도했다.

WSJ은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현재 세계 정부 부채는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역사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전반적으로 선진국들의 정부 부채 수준은 5년 넘게 국내총생산(GDP)의 100% 이상을 넘어서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에 대해 제2차 세계전쟁 끝 무렵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IMF는 2008년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정책당국자들이 공격적인 재정 정책을 펼친 것이 적절했다고 평가했지만, 전망에 따르면 2023년까지도 부채는 GDP의 100%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리라고 점쳐지고 있다.

지난 세계 2차 전쟁 당시 부채는 매우 높은 수준이었지만 전쟁이 끝나자마자 부채는 빠르게 내려갔다. 전쟁이 끝나고 5년이 지난 후 부채는 GDP의 80% 수준으로 내려갔고 15년 후에는 46% 수준으로 내려갔다.

물론 당시는 베이비 붐이 일어나며 인구 통계 상황이 현재와 매우 달랐다. 현재는 부채는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고 베이비 붐 세대들이 은퇴를 맞고 있다.

또한, IMG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은 다른 국가들보다 부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 나라로 꼽힌다. 미국의 부채는 현재 GDP 대비 107.2% 수준을 나타내고 있고 최근 들어 20%포인트 급등했다.

또한, 현재 세제개편안 등을 고려할 때 부채는 GDP 대비 116.9%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오는 2023년까지 미국은 일본과 그리스보다도 더 많은 부채를 안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 국가는 금리도 낮고 고용 시장이 개선되며 기업들의 매출도 향상되고 성장이 증가하며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IMF는 이런 상황이 지속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특히 낮은 금리와 관련해서 과연 또 한 번의 경제 하향 압력이 올 때 국가들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WSJ은 전했다. 또 한 차례 경기 침체가 찾아오면 국가들은 더 많은 빚을 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IMF는 보고서에서 "높은 부채는 경기 침체가 찾아오면 경기 대응 정책을 펼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면서 "공공 부채와 사적 부채가 함께 높은 것은 경기 하강이 찾아오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신흥국가들의 경우 인구 및 부채 상황이 선진국보다는 양호하지만, 우려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신흥국의 경우 부채를 갚는 것에 대한 확신이 없을 뿐 아니라 현재 신흥국의 재정 부담 역시 세계 2차 전쟁과 아시아 금융위기 수준을 이미 넘어섰기 때문이다.

현재 신흥국가들의 부채는 지난 1980년대의 라틴 아메리카 부채 위기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몇몇 국가들은 경제력이 강해지며 더 높은 부채를 감당할 수 있지만 다른 많은 국가는 전례 없는 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WSJ은 그동안 경제 관련 정책당국자들이 지난 10년간 금융위기의 흔적을 없애려고 노력했고 GDP 성장률과 실업률 등에서는 성공을 거뒀지만, 금융위기로 인한 부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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