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은 최근 미연방수사국(FBI)과 연방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FBI는 대선 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한 포르노 스타에게 입막음용으로 돈을 건넨 자료 외에도 코언의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외신은 전하고 있다. 코언은 뉴욕시 택시 면허증이라고 할 수 있는 '메달리온'을 한때 200개 정도 운영하는 등 상당한 규모를 소유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림 설명 : 뉴욕 맨해튼 택시>



맨해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란색 택시는 뉴욕이라는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이 됐다.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에서는 한껏 차려입은 캐리 브래드쇼(세라 제시카 파커 役)가 늘 택시를 잡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등장한다. 맨해튼 주민은 비싼 아파트 임대료에다 차를 소유하려면 상당한 액수의 주차비를 따로 내야 하는 부담으로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과 택시를 많이 이용한다. 또 뉴욕은 매년 8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메달리온이 투자 대상으로 싹을 틔운 것은 1937년 뉴욕시가 도로 체증 등을 해소하기 위해 택시의 숫자를 제한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80년 전 10달러였던 메달리온 가격은 오르기 시작한다. 현재 뉴욕시에는 1만3천여 개의 택시 면허가 있으며 택시 운전사는 5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대부분 소유주가 면허를 대여해 이익을 얻는다. 메달리온은 경기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높은 교통 수요 덕분에 월가에서 거래하는 주식보다 더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되기도 했다. 2013년 메달리온은 105만 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그림 설명 :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8'이 개막한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포드 전시장에 자율주행차가 전시돼 있다.>



하지만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와 '리프트'가 등장한 이후 뉴욕시 택시 면허 가격은 내리기 시작한다. 가격 급락 탓에 금융회사들은 메달리온 투자용 대출을 중단하고, 급기야 2017년 경매 낙찰가는 20만 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 된다. 최근 압류된 메달리온의 낙찰 시작 가격은 15만 달러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말 한 헤지펀드가 경매에 나온 46개의 메달리온을 낙찰받으면서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낙관론도 등장했다. 메달리온 대여업계는 소유자가 아직 일 년에 1만5천~3만 달러의 순익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림잡아 주택 임대 수익률을 웃돈다.







<그림 설명 :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자율주행차 부문 웨이모가 2017년 11월 운전석에 사람이 앉지 않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을 처음으로 공공도로에서 선보였다.>



트럼프 변호사에 대한 미 사정 당국의 수사로 새삼 주목받은 메달리온의 미래는 또 다른 신기술의 등장에 불확실하다.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라는 기술 혁신에 판이 다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버는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도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또 구글 같은 기술 기업 외에 도요타 등의 기존 자동차회사도 일제히 수조 달러의 시장을 꿈꾸며 자율주행차 연구개발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다. 운전석이 빈 노란색 택시가 뉴욕의 명물이 될 날이 머지않았을지 모른다. (이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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