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물가 상승이 무역 전쟁이나 미국 정치권의 혼란, 지정학적 불안정보다 금융시장에 더 심각한 위협이란 진단이 나왔다.

18일(미국시간) CNBC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터뷰에서 "현재 모든 리스크의 어머니는 인플레이션"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경기 침체기가 끝난 2009년 이후 9년 동안 물가 상승을 기다려왔다"며 "오르지 않던 물가가 왜 하필 이제 오르는지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약달러 현상이 나타났고 10여 년간 계속된 재정 확장으로 경제가 과열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라며 "완전 고용에 가까워진 것과 무역 전쟁 발생 가능성도 물가에 상승 압력을 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다수 시장 참가자는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최근 설문 조사에 따르면 펀드 매니저들의 82%는 물가가 오르막을 걸을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4% 상승했다. 이는 12개월래 최고치다.

넉 달째 1.5% 상승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지난 2월 1.6% 오르며 오름폭을 확대했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단서가 계속해서 나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공격적으로 기준 금리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며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뛰고 국채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물가가 빠르게 오른다는 인식이 확산하면 금리뿐만 아니라 주식, 달러화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상승률이 2%를 대폭 웃돌지 않는 한 물가 상승이 증시 붕괴를 의미하진 않는다"면서 "정확한 인플레이션의 배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물가 급등에 대비됐는지 우려된다"며 "리스크가 생각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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