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최근 국내 채권시장에서 물가채가 나홀로 강세를 이어갔다.

19일 연합인포맥스 장내 국채 현재가(화면번호 4302)에 따르면 물가채 지표물인 국고 16-5호의 금리는 전일 1.781%로, 지난 10일(1.839%)에 비해 5.8bp 내렸다.

같은 기간 10년 지표물인 국고 17-7호 금리가 3.4bp 오른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 기간 국고 3년과 5년 지표물 금리도 각각 1.1bp와 2.4bp 상승했다.

물가채가 강세를 나타낸 주 배경으로는 국제유가가 꼽혔다.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국제유가 흐름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였다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분석이다.

전일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유가는 배럴당 68.47달러에 마감됐다. 지난 2014년 12월 이후 약 3년 4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채권 금리에 반영되는 인플레이션 기대도 커졌다.

연합인포맥스 '채권지수 BEI'(화면번호:4525)에 따르면 전일 BEI는 82.3bp를 기록했다. 지난 13일(76.3bp)보다 6bp 올랐다.

일부 참가자들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물가 발언도 인플레이션 기대감을 키웠다고 판단했다.

이 총재는 지난 12일 금통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에 가면 (물가상승률이) 조금씩 높아져서 1%대 중반, 금년 뒤로 가면 1%대 후반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최근 국제유가가 오른 점이 물가채 강세를 이끌었다"며 "시차가 있지만, 글로벌 물가 상승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란 판단도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4% 상승했다. 근원 소비자물가도 전년 대비 2.1% 높아져 1년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브로커는 "인플레 기대심리뿐만 아니라 2월 소비자물가 지표가 이달 반영되는 점도 물가채 강세의 이유로 볼 수 있다"며 "캐리 수익이 괜찮은 시점이다"고 말했다.

2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8% 상승했다. 물가채 보유 시 대략 원금만 0.8%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아직 국내 물가 상승세가 본격화하지 않은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팀장은 "국내 인플레 압력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물가채는 보지 않고 있다"며 "최근 유가가 오르고 있지만, 70달러 정도에서 안정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WTI 5월물 가격 추이, 출처:인포맥스(화면번호:7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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